[한의사 김황호의 飮食藥食]고기 열 다스리는 달콤한 소화제 ‘파인애플’

2013년 10월 8일 오후 5:48 업데이트: 2019년 06월 28일 오후 4:20

파인애플은 사실 여름철에 다뤘으면 좋을 소재입니다. 하지만 여름에 다뤄야 할 소재가 하도 많아서 어쩌다 보니 낮에만 잠시 더운 초가을에 파인애플에 대한 글을 적게 되네요.

초등학생 때 과일 도매를 하던 친구 아버지가 어느 날 파인애플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책에서만 보던 파인애플을 처음 먹던 때가 지금도 생각납니다. 달콜새콤한 맛과 촉촉한 시원함에 어찌나 맛있던지 앉은 자리에서 한 통인가 두 통을 먹었습니다. 물론 과식의 대가를 치러야 했고, 입안이 온통 헐고 혀도 따끔따끔했지만 파인애플의 첫인상은 시원하고 촉촉하다였습니다.

모두 다 알다시피 파인애플의 첫 번째 재주는 소화를 잘 되게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육류를 소화시키는 것을 도와줍니다. 육류는 기본적으로 몸 안에서 열을 만드는데, 파인애플은 반대로 약간 찬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육류를 오행으로 금(金)에 배치한다면 파인애플은 같은 개념으로 목(木)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금과 목은 서로 힘을 겨루는 상극 관계인데, 보통은 금이 이기지만 목을 적절히 배합하면 금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을 병치료에도 활용하는데, 여하튼 파인애플은 고기와 상반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육류를 좋아하지 않고 먹으면 속이 불편한 분들은 파인애플로 속을 다스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맛있는 소화제는 아마 산사나무 열매를 빼고는 없을 듯합니다.

이외에도 여름에 더위를 식혀주고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진액을 보충해주는 작용도 파인애플의 재주입니다.

 

체질별 파인애플 먹는 법

파인애플은 양인에게 좋습니다. 소양인과 태양인에게 두루 괜찮은데 두 체질 다 파인애플을 적절히 먹으면 가슴이 시원해지고 속이 편해집니다. 특히 태양인의 경우 육식을 멀리할 것을 권하는데, 몸에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육식해서 생기는 여러 질환에 키위나 파인애플을 꾸준히 먹으면 호전이 빠릅니다. 때로는 약 대신 음식을 권해드리는데 파인애플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골손님입니다.

파인애플을 먹을 때 만약 소양인이라면 돼지고기와 파인애플을 곁들여서 요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때 오이나 부추를 곁들여도 좋습니다. 파인애플을 요리할 때 넣어도 좋고 고기를 파인애플 즙에 절였다 하셔도 좋습니다.
태양인이라면 조개류와 함께 먹으면 맛이 더욱 좋습니다. 파인애플의 맛을 더욱 강하게 하는 쪽입니다.

소음인이라면 닭고기를 곁들여서 먹으면 좋습니다. 닭고기의 따뜻한 성질과 중화를 이뤄 큰 탈 없이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태음인이라면 아무래도 소고기를 곁들여서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파인애플은 신맛이 강한 것이 있는가 하면, 단맛이 강한 것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맛이 강한 파인애플이 뒤탈도 없고 입에서도 맛있습니다. 신맛이 강한 파인애플을 먹을수록 배탈과 설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파인애플 먹고 탈이 있는 분이라면 파인애플 껍질을 깐 뒤 소금물에 살짝 담갔다 드시면 단맛도 강해지고 탈이 없습니다.

 

 

 

 

 

 

 

 

 

 

 

 

 

 

 

 

 

 

 

 

 

 

 

 

 

 

 

 

 

 

 

 

 

 

 

 

 

 

 

 

 

 

 

 

 

 

 

 

 

 

 

 

 

 

 

 

 

 

 

 

글/ 한의사

 

경희대 한의학과 졸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現 강남경희한의원 원장
저서 ‘채소스프로 시작하는 아침불끈대혁명’

김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