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하나 안 가고도 ‘수능 만점’ 받은 송영준 군이 형편 어려운 사람들에게 남긴 말

황효정
2019년 12월 7일 오전 11: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9

식당 일을 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 공부한 2020학년도 수능 만점자가 자신처럼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들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지난 5일 SBS 산하 콘텐츠 ‘비디오머그’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만점자, 송영준 군을 취재한 내용을 공개했다.

열아홉 살 영준 군은 과거 고등학교 1학년 첫 시험에서 전체 127명 가운데 126등, 전교 꼴찌를 기록했다. 정확히 3년 후에는 수능 만점을 받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에 관해 영준 군은 ‘비디오머그’ 제작진에 “엄마가 모임에 나갔을 때, 아들 자랑을 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었다”며 “그래서 엄마한테 자랑거리를 많이 만들어드리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쑥스러워했다.

비디오머그

영준 군이 이렇듯 자신의 어머니의 애틋한 이유는 이러했다.

영준 군이 중학교 1학년이던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집안의 가장이 된 어머니는 식당 일을 하며 아들을 키웠다.

영준 군은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모습과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실업계 고등학교로 전학할까도 고민했다. 영준 군의 담임 선생님은 그런 영준 군을 두 달에 걸쳐 설득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진로를 바꾸는 것은 말리고 싶구나”

선생님의 설득으로 영준 군은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비디오머그

다른 친구들이 사교육을 받는 동안, 영준 군은 어려운 환경에서 흔한 학원 하나 다니지 않고 혼자 노력했다.

영준 군은 “혼자 힘으로 해서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오기가 생겨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과외나 학원을 안 다녀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사색하듯이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이야기를 듣던 제작진은 “불우한 환경에 놓인 친구들에게 (해줄 말이 있냐)”고 질문했다.

비디오머그

이에 영준 군은 “저도 처음에는 가정사를 숨겼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가정사를 숨기면서 사는 세상보다는,

‘나는 누나가 두 명 있어’ 이런 식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얘기하고도 거리낌 없는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저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친구가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도 된다는, 그래도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꼭 수능 만점은 아니더라도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비디오머그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 공부에만 충실해도 충분한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올바른 세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영준 군.

영준 군은 현재 서울대 자율전공학부와 경찰대학교에 지원해둔 상태다.

큰 욕심이 없다는 영준 군의 꿈은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냥 제 주위 사람들이 저를 평가했을 때 ‘아 이 사람 정말 철학이 있고 정의롭게 살았다’거나 ‘남을 돕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라고 생각해줄 만큼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