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 안 섞인 딸이 취직했습니다”…사람들 펑펑 울린 누리꾼의 사연

황효정
2019년 12월 27일 오후 1:3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5

얼굴도 모르고, 평생 볼 일도 없는 한 여자아이를 후원한 현실판 ‘키다리 아저씨’가 후원을 멈췄다. 아이가 어느덧 자라 취직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남성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얼굴을 모르는 아이에게 매달 50만원씩 보내왔다고 고백했다.

A씨는 “딸아이가 취직했다”라는 첫 문장으로 입을 열었다.

이어 “엄밀히 따지자면 제가 낳은 딸은 아니고 오랜 기간 후원했던 아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

A씨의 설명에 따르면, A씨는 30대 초반부터 8년가량 매달 50만원씩을 썼다. 후원단체를 통해 알게 된 11살 아이에게 후원하기 위해서다.

생활이 여유로운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여유가 없을 때는 아르바이트까지 해 후원금을 보냈다. 지친 적도 있었지만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그 따뜻한 마음은 아이가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이어졌다.

A씨는 “그렇게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자라 2014년에는 대학에 입학했고, 이제는 취업의 문턱도 무사히 넘게 됐다”며 “그사이 저는 30대를 지나 마흔넷이 됐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됐으며 조금 지나면 마흔다섯이다”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

지금까지 만나고 싶다는 편지는 제법 받았지만 한 번도 만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거라는 A씨.

A씨는 이어 “어렵디어려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는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며 “그러나 대부분 사람이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걸 딸아이가 이해해준다면 제가 해왔던 일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게는 아이가 둘 있다. 하나는 곧 여섯 살이 되는 꼬맹이 아들이지만, 다른 하나는 벌써 취업에 성공한 든든한 딸이다”고 덧붙였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딸아이의 취업 소식에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다고 고백한 A씨는 마지막으로 고백했다.

“부디, 모난 데 없이 사랑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해라. 아빠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야”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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