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그샷’의 반전…온라인 확산하며 정치적 상징으로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
2023년 08월 31일 오후 11:01 업데이트: 2023년 08월 31일 오후 11:54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리코법(RICO·마피아 등 조직범죄 처벌법) 혐의로 체포됐다. 미 당국이 공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mugshot·범인 식별용 사진)이 도리어 정치적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문 에포크TV 탐사보도 프로그램 ‘크로스로드’는 조지아주에서 선거 방해를 꾀한 혐의를 받아 법정에 서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을 심층 분석했다.

앞서 이번에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자신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무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폭력으로 악명 높은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주장,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국 국민들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가 정의에 대한 날조이자 선거 방해라는 입장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국민들을 선거에서 배제하려는 좌파의 위협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구하기 위한 우리의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방해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프로그램 진행자 조슈아 필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그샷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기득권이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립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측하고는 트럼프가 머그샷을 찍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찍힌 머그샷은 더 깊은 의미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필립은 “이미 인터넷 전체로 퍼져나가며 밈(meme)이자 예술적 재창작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온라인상에서 현지 누리꾼들은 자신들의 사진을 머그샷처럼 보이게 합성하며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필립은 “다시 말해 트럼프는 순교자가 된 것이다. 기소는 그를 민중의 영웅으로 만들었다”면서 “(머그샷 속) 트럼프의 화난 표정은 착취와 무능에 의해 고통받는 자들이 연대하는 상징이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 국민들은 허상과 가짜 내러티브를 꿰뚫어 보고 있다”며 “트럼프는 그런 정서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투사가 되어 여러분의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이며 부당한 취급과 배신당한 이들을 대신해 응징자가 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필립은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머그샷 등장 타이밍이 트럼프를 다른 대선 후보들에 비해 더 주목받게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24일 미국 공화당전국위원회는 공화당 후보 토론회를 개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참한 해당 토론회는 약 1280만 명이 시청한 걸로 집계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체 토론회 영상은 25일 기준 2억5500만 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또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에포크TV

해당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째서 아이러니하게도 기소가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국민들이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고 전하며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의 법적 허점을 지적했다. 혐의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선적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면서도 희망이 있다고 전망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를 향한) 지금과 같은 열기는 본 적이 없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공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다른 공화당 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그 후보 역시 같은 공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민주당의 새로운 선거 전략이다. 사법 체계를 무기화해 정적들을 끌어내리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는 높게 나오고 있다. 그 말은 곧 국민들도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필립은 “공화당 당원은 대부분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며 “법적 공격이나 압박으로도 트럼프를 흔들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논리가 제시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다음 단계는 재판이다. 재판이 이뤄지더라도 유죄냐 무죄냐는 별개 문제가 될 것이다. 법원은 트럼프 사건을 판결하겠지만, 대중의 여론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영상기사의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