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처음 ‘가족’ 갖게 된 보육원 출신 13살 소년이 울음 꾹 참으며 한 말

황효정
2021년 02월 18일 오전 10: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0

“울면 더 가슴이 아파요. 이제는 많이 참아요.”

지금까지 가족이란 걸 가져본 적 없었던 13살 소년은 눈물을 꾹 참으며 혼자 자라난 지난 13년을 회상했다.

최근 방송된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보육원에서 자라온 13살 소년 지성이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성이는 이미 오래전에 꿈을 포기했다. 친엄마가 자기를 찾아와주거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리란 꿈 모두를 포기했다.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그러던 얼마 전 지성이를 입양하겠다는 엄마, 아빠가 나타났다.

자신에게 가족이 생긴다는 소식에 지성이는 처음에는 기뻐하기는커녕 되려 반대했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보육원에서 친구들과 지내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다 어렵게 마음을 연 지성이.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지성이의 새 가족이 된 엄마는 어릴 적 혼자 웃고 있는 지성이의 사진을 보다가 끝내 눈물을 쏟았다.

엄마는 “지성이의 어린 시절을 사진으로밖에 못 보는 게, 우리가 만지고 안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는 이미 이렇게 자랐는데,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던 지성이는 휴지를 뜯어 엄마에게 건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지성이의 눈물은 누가 닦아줬을까.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지성이는 오히려 미소지으면서 말문을 열었다.

“저는 예전에 많이 울었어요. 진짜 많이 울었어요.

이모(보육원 교사)가 맨날 그래요. 운다고 다 해결되는 거 아니라고.

그리고 울면 못생겨져요”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울면 사람들이 그래요. ‘울면 더 가슴이 아프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친엄마가 나중에라도 날 찾아오겠지.

조금만 더 버티면 친엄마가 찾아오시겠지. 그래서 좀 더 버텼던 거예요.

이제는 많이 참아요. 화도 많이 참고요”

KBS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그렇게 말하는 지성이를 향해 제작진은 “의젓하다”고 말을 건넸다.

인터뷰 내내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던 지성이는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래요?”라고 되물으며 끝까지 애써 웃어 보였다.

너무나 일찍 철이 들어버린 지성이지만, 엄마와 아빠를 만나 이제는 하늘이라는 새롭고 예쁜 이름으로 행복하게 지내게 됐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