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냄새’ 끝판왕 두리안 때문에 독일 우체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서현
2020년 06월 24일 오후 2:3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5

열대과일 두리안은 맛이 좋아 계속 먹게 된다고 해서 ‘악마의 과일’로 불린다.

두리안이 조금 낯선 나라에서는 이 뜻보다는 역한 냄새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많은 이들이 더러운 화장실 냄새나 계란 썩은 냄새 혹은 똥냄새 등으로 표현할 정도다.

이런 이유로 두리안을 즐기는 동남아에서도 두리안은 공공시설 반입금지 물품으로 지정돼 있다.

그만큼 냄새가 강력하다 보니, 종종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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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CNN은 독일에서 소포로 부친 두리안 상자 때문에 우체국 직원 수십 명이 대피하고 치료받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독일 바이에른주 도시 슈바인푸르트의 한 우체국에서 벌어졌다.

수하물 상자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경찰과 소방서, 긴급 구조대로 접수됐고 수많은 경찰관과 소방대원이 출동했다.

위험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 6대와 응급의료요원 자동차 5대 그리고 긴급차량 2대도 동원됐다.

경찰은 위험물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60여 명의 직원을 모두 대피시킨 후 상자를 점검했다.

긴장 속에 개봉한 상자를 확인한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은 내용물을 확인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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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는 다른 지역에 사는 주민이 이 동네 이웃에게 부친 잘 익은 두리안 4개가 들어 있었던 것.

출동한 경찰은 “메스꺼움을 호소한 우체국 직원 12명이 현장에서 치료를 받고 6명이 예방 차원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조사가 끝난 후 두리안은 수령인에게 안전하게 배달됐다.

그동안 두리안 냄새로 인한 소동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호주에서는 최근 2년 사이 캔버라대 도서관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에서 두리안 때문에 각각 500~600여 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여객기가 화물칸에 실은 두리안 때문에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이륙이 지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