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항의에 숙소에서 쫓겨난 의료진들에게 ‘무료 객실’ 제공한 호텔 사장님

김연진
2020년 03월 17일 오후 3: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4:59

집에 가는 것도 포기하고 병원 인근 호텔에 머물며 환자들을 돌보던 의료진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이 “감염이 우려된다”라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결국 의료진들은 호텔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이 소식을 접한 경남 창원의 한 호텔 대표가 의료진에게 객실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4일 노컷뉴스는 창원 성산구 중앙동에 있는 AT비지니스호텔의 김재이 대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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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남 창원의 국가감염병 지정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던 의료진 209명은 병원 인근 호텔 두 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결국 호텔 한 곳에서 숙박을 하던 의료진 59명이 쫓겨났다.

의료진들이 호텔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AT비지니스호텔의 김재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전 국민이 어렵고 힘든데, 의료진이 호텔에서 나와 숙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무척 속이 상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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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다 제가 운영하는 호텔에 의료진을 묵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분들이 무척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호텔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대표는 AT비지니스호텔의 25개 객실에 의료진 23명을 묵게 했다.

2인 객실도 있지만 모두 의료진 1명이 묵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사실상 호텔 객실을 모두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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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병원 측에서는 “무료로 객실을 이용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일반 투숙객보다 저렴하게 객실을 드리겠다”고 제안했다고.

그는 “제 의도와는 다르게 객실 이용료를 받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의료진에게 호텔 객실을 제공하기 위해, 호텔 건물에 함께 있는 상가 점주들을 만나 일일이 설득하기도 했다.

그는 “의료진분들이 계시는 동안 편안히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