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편향 논란 사과, 시사 프로 중단” TBS 혁신안 발표

한동훈
2023년 06월 13일 오전 9:19 업데이트: 2023년 06월 13일 오전 9:19

서울시 연간 400억원 지원금 삭감에 쇄신안 ‘백기’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던 TBS 교통방송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사과하고 당분간 시사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겠다며 쇄신안을 발표했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는 12일 서울 마포구 TBS에서 ‘공영성 강화를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정치적 편파 논란으로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시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고 밝혔다.

정 대표 이사는 이어 “시민 여러분의 따끔한 비판을 귀담아듣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법정 제제를 받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방송인과 정치인의 출연을 금지하고 이를 위해 방송 출연 제한 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직원의 부당한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등 정치 중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TBS의 혁신안 발표는서울시의회에서 출연금 지원을 차단하는 조례가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오른쪽)와 본부장들이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공개홀에서 공정성 강화 혁신안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

서울시 소속이었던 TBS 교통방송은 2019년 독립법인으로 자립했지만, 그 후에도 여전히 연간 예산 500억 원의 약 70%인 약 400억 원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해왔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일부 시사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공영방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일면서 작년 11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TBS에 대한 지원금을 끊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 조례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현재 TBS는 서울시 출연금으로 411억8300만 원을 요청했지만, 시는 절반가량인 232억1799만 원만 내년 예산안에 반영해 시의회에 제출했고 예산안은 그대로 가결됐다.

TBS는 정치 편향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시사 프로그램도 당분간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고민석 TBS 라디오본부장은 “PD들에게 회사 가이드라인을 교육하고 본부장들의 데스킹 능력을 갖출 때까지 시사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출퇴근길 음악·퀴즈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교육방송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도 발표했다.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5년 안에 정원 20%를 감축해 인건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대표이사 및 부서장 업무추진비를 올해 7월부터 전액 삭감하고 모든 직원의 연장근로를 제한해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59% 줄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