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중이던 ’70억원’ 상당 18K ‘황금변기’가 사라졌다”

이서현
2019년 09월 17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19

영국에서 전시 중이던 70억원 가치의 ‘황금변기’가 도난당했다.

BBC등 외신에 따르면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생가인 블레넘궁에 전시 중이던 ‘황금변기’가 지난 14일(현지 시간) 오전 4시 57분께 도난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다수의 절도범은 4시 50분경 2대의 차량을 이용해 작품을 훔쳐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당시 블레넘궁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수의 예술품이 전시됐지만 절도범들은 황금변기만 가져갔다고.

‘황금변기’의 정확한 작품명은 ‘아메리카’. 이탈리아 출신 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인간의 탐욕과 부를 풍자하려고 만들었다.

값비싼 음식을 먹든 싸구려 햄버거를 먹든 배설물이란 결과는 ‘같다’라는 걸 강조한다. 변기는 18k 황금으로 만들어져 가치가 480파운드(한화 약 70억 원)에 달한다.

작품은 관람객이 실제로 앉아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배관까지 연결돼 있었다. 그 때문에 절도범들이 변기를 훔쳐 가면서 배관이 파손돼 물이 흘러넘쳤고 블레넘궁 일부가 물에 잠기도 했다.

작품이 전시 중이던 블레어궁 | 연합뉴스

주최 측의 방심은 일을 키우는데 한몫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탓에 전시 전부터 황금변기의 도난 우려가 있었다. 블레넘 예술재단 설립자인 에드워드 스펜서 처칠은 “황금변기는 배관 시설에 연결돼 있어 떼어가기 어렵다”라며 별다른 보안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

자신만만했던 것과 달리 전시 이틀 만에 절도 사건이 일어나자 블레넘궁은 ‘큰 수치'(a great shame)라며 당황스러워했다.

경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66세 남성 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황금 변기는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