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왕조의 몰락…추배도 ‘시진핑 최후’ 예언 중화권 확산

강우찬
2023년 09월 5일 오후 1:45 업데이트: 2023년 09월 9일 오전 11:10

추배도 “용사가 후문으로 황궁에 들어온다”
하얀 깃털, 백두옹…예언 속 ‘시진핑 상징’에 주목
브릭스 만찬 등 주요행사 불참과 맞물려 파급력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불참을 확정하면서 브릭스 정상회담에 이어 은둔 행보를 계속했다. 중국 민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시진핑 예언’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에 리창 총리가 참석할 것이라고 밝혀 시진핑의 불참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시진핑이 G20에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시진핑이 대외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은 지난 8월 초부터 두드러졌다. 그는 120년 만에 최대 폭우가 쏟아진 북부지방 수해 때도 현장 시찰을 하며 민심을 다독이는 연출을 ‘생략’했다. 재난 대응 상황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17일 이재민 구호 및 피해지역 복구 방안을 논의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때도 시진핑이 참석했는지 불분명하다. 관영매체는 “시진핑이 회의를 주재했다”고 했지만, 중국중앙(CC)TV 카메라는 시진핑을 비추지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22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였다. 시진핑은 첫날 비즈니스포럼 만찬에서 연설이 예정됐지만, 통보 없이 불참해 국제적 논란이 됐다. 관계자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논평했다.

시진핑은 23일부터는 브릭스 정상회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가장 핵심적인 행사였던 만찬 연설에 불참한 일은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시진핑, 권력안정·신변안전 우선시”

에포크타임스의 시사 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현재 시진핑의 행보는 자신의 안전을 걱정한다고 보면 쉽게 설명된다”며 현재 중국 민간에서 유행하고 있는 ‘시진핑 예언’인 ‘철판도(鐵板圖)’와 ‘추배도(推背圖)’를 거론했다.

본지는 앞서 두 예언에 대해 소개하면서 주로 ‘철판도’의 내용을 자세히 전한 바 있다. ‘철판도’는 한 지인의 집안에서 청나라 때부터 전해지던 그림첩 형태의 예언서를 1950년대에 알게 된 한 향토문화연구가가 최근에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 연구가는 당시에는 그림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의 5세대 지도자로 집권한 후에야 이 그림이 시진핑의 최후를 예언했음을 깨닫고 이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세간에 ‘철판도’로 떠돌고 있는 그림. 시진핑의 마지막을 예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자료사진

이 그림은 다섯 마리 새가 산봉우리 사이를 날아가는 데, 그중 맨 뒤에 있던 햐얀 깃털(白羽)을 가진 새가 산 중턱에 부딪혀 죽는 모습을 그렸다. 햐얀 깃털(白羽)을 세로로 쓰면 시진핑의 성씨인 시(習·익힐 습) 자가 된다.

또 다른 예언인 ‘추배도’는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당나라 때의 예언서다. 당태종 시절, 도사 원천강과 이순풍이 향후 수세기에 걸쳐 일어날 일을 60가지 그림과 글귀를 통해 예언했다.

탕징위안은 “시진핑 보좌진에 옛 문헌과 풍수지리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적은 권력 안정과 불안 요인 차단이다. 시진핑의 슝안신구 개발사업도 풍수지리를 고려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슝안신구 개발 책임자인 중국공정원의 시쾅디(徐匡迪) 명예주석은 2017년 6월 12일 ‘중국 도시 100인 포럼 2017’에 참석해 건설지 선정에 관해 “중국의 전통적인 산천정위(山川定位) 철학사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수 전문가들은 슝안신구가 베이징의 용맥을 확장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즉 시진핑의 치적사업으로 평가되는 슝안신구 개발사업이 실제로는 풍수지리에 따른 자신의 권력 안정을 위한 프로젝트였다는 해석이다.

추배도에 담긴 쿠데타 암시…“시진핑 암살 예언”

탕징위안은 “‘추배도’에는 당나라 이후 여러 세계적인 사건들이 예언돼 있지만, 각 왕조의 흥망에 대한 예언도 담겨 있다”며 “현재 시진핑의 최후와 관련됐다고 여겨지는 예언은 전체 60개 그림 중 46번째 그림이다”라고 말했다.

추배도는 60장의 그림과 ‘참왈(讖曰)’이라는 예언, ‘송왈(頌曰)’이라는 시가 붙어 있다. 연구가들은 참왈은 전반적인 상황과 사건의 본질을 예언하고, 송왈은 일종의 보충설명으로 좀 더 세부적인 상황을 설명한다고 보고 있다.

추배도 | 자료사진

제46장의 참왈과 송왈은 각각 다음과 같다.

참왈: 어두침침한 흙먼지가 칼을 쓰지 않고도 사람을 죽이니, 萬人은 죽지 않고 한 사람도 도망치기 어렵다(黯黯陰霾, 殺不用刀, 萬人不死, 一人難逃)

송왈: 한 군인이 활을 지니고 오직 나만이 백두옹이라 하니, 동쪽 문 속에 금검이 감춰져 있어 용사가 후문으로 황궁에 들어온다(有一軍人身帶弓, 只言我是白頭翁, 東邊門裏伏金劍, 勇士後門入帝宮).

참왈에서 묘사한 상황에 관해선 연구가들의 해석이 일치한다. 전염병 유행, 윤리의식 붕괴, 유독성 식품 범람, 진실을 차단하는 언론 통제로 병들어 가는 사람의 모습이 ‘어두침침한 흙먼지가 칼을 쓰지 않고도 사람을 죽이니’라는 것이다.

탕징위안은 “추배도 46번째 예언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왕조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송왈에서 등장하는 ‘백두옹(白頭翁)’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시진핑이란 견해와 쿠데타를 일으킬 장군이라는 견해로 갈린다”고 설명했다.

에포크타임스 주필 스산(石山)에 따르면, 백두옹은 시진핑이라는 견해가 더 설득력이 있다. 앞 글자(白)와 맨 뒷글자(翁)의 아랫 부분(羽)을 합치면 시(習·익힐 습) 자가 되기 때문이다. 남은 글자들(頭公)도 우두머리와 뜻이 통한다.

탕징위안은 “‘백두옹’이 시진핑이라면, 송왈 후반부에 언급되는 ‘용사’는 쿠데타를 일으켜 황제를 처단할 인물인데, 후문으로 황궁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가 시진핑의 총애를 받으며 중앙권력에 가까운 측근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금검(金劍)을 감춘다는 말은 요즘 상황에 빗댄다면 군대나 공안, 무장경찰 혹은 중앙경비국까지 은밀히 동원할 수 있으며 이들을 베이징 수뇌부의 거처까지 들여보내 쿠데타를 일으킬 만한 권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나라 때 예언서인 ‘추배도’의 제46번째 그림을 정리한 온라인 이미지. | 웨이보

중화권 방송인 리쥔(李軍)은 “현재 온라인에는 이 시에 3명의 이름이 숨겨져 있다고들 한다”며 이들은 인민해방군 공군 상장 류야저우(劉亞洲·71), 중국 2인자인 리창(李强·64) 총리, 군사위 부주석 장유샤(張又俠·73)라고 밝혔다.

리쥔에 따르면, 첫 번째 인물인 류야저우의 이름은 “동쪽 문 속에 금검이 감춰져 있어”에 들어 있다. ‘동쪽’은 아시아(亞洲), ‘금검(金劍)’은 류(劉)라는 것이다.

류야저우는 중국 군부 원로이자 혁명원로 2세로 혁명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의 유력 인사다. 공교롭게도 그는 지난 4월 재판에서 비리 혐의가 인정돼 사형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2년 동안 처신에 따라 무기징역으로 감형될 여지가 있다.

혁명원로 2세이자 태자당의 유력 인사인 류야저우가 비리 혐의만으로 사형을 선고를 받은 것은 이례적일 정도로 강력한 처분이다. 선고 당시에 군부 반부패로 이해됐으나, 최근에는 ‘추배도’ 예언이 낙마 배경이라는 견해에 힘이 실린다.

두 번째 인물인 리창 총리는 이름인 ‘창(强)’에 활(弓)이 들어 있다는 점이 지목됐다. ‘시진핑의 비서실장’ 출신인 그는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가장 신뢰받고 있다. 따라서 ‘후문으로 황궁에 들어갈’ 인물에 가깝다는 것이다.

리창 총리 사퇴설도 배경이 됐다.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리창 사퇴설이 떠돌고 있다. 중국 경제가 추락하고 정부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자, 책임자인 총리로서 엄청난 부담감을 느껴 시진핑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다.

세 번째 인물인 중앙군사위 주석 장유샤 역시 성씨인 장(張)에 활(弓)이 들어간 점이 거론된다. ‘시진핑 호위대’로 불릴 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과 군 병력을 동원할 지위에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됐다.

탕징위안은 “시진핑은 2012년 11월 당 총서기로 취임한 이후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고 권력을 강화하면서 늘 자신의 안전과 권력을 우선시해왔다”며 “하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독재자들은 측근의 배신으로 몰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국제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경제가 침체하고 불만 여론이 확산하고 라이벌 파벌의 정치적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된 군 숙청으로 군부 반발도 예상된다”며 “예언에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