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9살 아들에게 ‘논바이너리’냐 물었다” 격분한 美 아버지…머스크도 공감

한동훈
2023년 07월 17일 오후 7:38 업데이트: 2023년 07월 18일 오전 8:42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트렌스젠더 이슈에 관해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녀를 노린 이념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부모들에게 촉구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부모들이 맞서 싸울 때다”라는 글과 함께 최근 틱톡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한 아버지의 동영상에 반응했다.

해당 영상은 자신을 조(Joe)라고 밝힌 한 남성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올린 것으로, 자신의 9살 된 아들이 일상적인 신체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의사로부터 ‘성 정체성’을 질문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남성은 “너무 화가 나서 이 영상을 올리게 됐다”며 “방금 아내와 전화를 마쳤는데, 아내는 오늘 9세와 7세 아들들을 데리고 의사를 찾아가 풋볼 참가와 내년 학교 진학을 위해 신체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9살짜리 아들이 먼저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이 여성(의사)이 먼저 아들에게 ‘너는 너 자신을 소년 혹은 소녀, 아니면 젠더 플루이드나 논바이너리로 인식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젠더 플루이드는 성별이 유동적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때에 따라 여성이 되기도 하고 남성이 되기도 할 뿐만 아니라 무성, 양성 등 그 외 모든 ‘젠더’를 오갈 수 있다는 의미다. 논 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에도 속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가리킨다.

남성은 “내 아들은 이전까지 그런 OOO한 것은 어떤 것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며 비속어를 섞어가며 격렬한 분노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같은 주치의에게 평생 관리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당 의사는 이번에 아이를 처음 본 것도 아니라는 게 남성의 지적이었다.

그는 “당신은 지금껏 그 아이를 돌봐왔기에 그 아이가 소년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아들의 머리에 나쁜 씨앗이라도 심으려는 것인가”라고 자신의 틱톡 계정 ‘@jotojavin’에 올린 영상을 통해 질타했다.

아이는 나중에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이날 진료실에서 겪은 일에 대해 물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가 왜 자신을 소년이 아니라 소녀나 들어본 적 없는 용어에 해당하느냐고 물어봤는지 혼란스러워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9세 아들이 의사의 성 정체성 질문에 혼란스러워했다고 밝힌 남성 | 폭스뉴스

남성은 “아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너는 소년이고 내 아들”이라고 말했고, 아내 역시 이날 상황에 잘 대응해줬다고 했다. 아들이 진료받을 당시 그런 질문이 나오자 아내가 즉각 개입했으며, 둘째 아들 진료 때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부모들이 맞서 싸울 때”라고 쓴 머스크의 트위터 글은 바로 이 남성을 격려하고 자신의 자녀를 겨냥한 좌파의 이념 공세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현재 미국 대도시나 진보 우세 지역에서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강조하며, 동시에 초등학교나 심지어 그 이전에 ‘성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주입하고 의식화하려는 움직임이 물결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의사 혹은 상담교사 등은 어린 자녀에게 성 정체성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아니면 때에 따라 남성과 여성 등을 오가는 젠더 플루이드인지, 논바이너리인지를 물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하는 쪽은 성 정체성에 대해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이의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아예 조기 교육을 통해 타고난 성별을 바꾸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알려주고 사춘기 등 신체 변화가 시작되기 전에 호르몬 요법이나 외과적 수술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온다.

반면, 이런 결정은 학교나 기관이 추진할 일이 아니라 자녀의 양육 책임자인 부모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자녀에게 오히려 혼란감만 줄 수 있으며, 어린 나이에 한때의 감정에 휩쓸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소한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인이 된 후 결정하게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들에게 맞서 싸우라고 촉구한 머스크 역시 자신을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인식하고 있는 19세 자녀를 둔 아버지다. 그는 트렌스젠더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학교에서 어린 자녀에게 젠더 이념을 주입하는 것에는 반대해왔다.

머스크는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취임한 트위터에서 ‘시스(Cis)’, ‘시스젠더(Cisgender)’라는 단어를 ‘비방 표현’으로 지정해 사용을 규제한다고 밝혔다.

이 단어는 트랜스젠더들이 이성애자를 가리킬 때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자신이 타고난 성별과 본인의 성 정체성이 일치한다고 느끼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일부 사용자들이 이 용어를 누군가를 괴롭히고 비방하려는 의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에 “(자녀가) 자기 결정권을 가진 성인이 되기 전에 자녀에게 불임 수술을 받게 하는 부모나 의사는 종신형에 처해야 한다”고 썼고, 3월에는 정체성 혼란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성별을 잘못 타고났다고 생각하도록 주입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미성년 때 성전환 시술을 받고 이후 그 결정을 후회해 수술을 해준 의료 전문가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성전환의 위험성이나 부작용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사례도 보고된다.

일각에서는 트랜스젠더, 성전환은 불임의 확대로 이어지며 인공출산 등 의료 대기업의 이익과 연관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성 정체성 이념 확산이 세계적인 출생률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있다.

머스크는 “저출산에 따른 세계 인구 붕괴는 인류 문명에 지구온난화보다 훨씬 큰 위험 요소”, “사람들이 아이를 더 낳지 않는다면 문명은 무너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