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차 대규모 개각…국민의힘 “개혁·민생 박차”

한동훈
2023년 06월 29일 오후 5:49 업데이트: 2023년 06월 29일 오후 6:15

국정철학 이해하는 대통령실 비서관 전면 배치
민주당 “남북 대결, 정치검사…구제불능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개각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인사들을 각 부처에 배치해 집권 2년 차 국정 동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2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장관급 2명, 차관급 13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이 차관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통일부 장관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통일비서관을 지내고 윤석열 정부 통일미래기획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원칙 있는 대북정책과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은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이 지명됐다.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해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김홍일 내정자는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인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책임자”로 소개됐다.

실무를 담당하는 차관급 인사는 대통령실 출신 인물들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을 담당하는 1차관에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교통물류정책을 맡는 2차관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낙점됐다.

해양수산부 차관에는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환경부 차관에는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에는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이 낙점됐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는 역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한국 여자 역도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2차관은 정책홍보와 체육·관광 등을 담당한다. 선수로서 현장 경험을 갖춘 장미란 교수에 대한 기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 외교부 2차관에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 통일부 차관에 문승현 주태국 대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한훈 통계청장, 고용노동부 차관에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명됐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 오기웅 중기부 기획조정실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는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 등이 지명됐다.

통일부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권익위원장과 차관은 다음 달 3일 임명될 예정이다.

이날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방송통신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거론되지 않았다.

방통위원장은 이동관 대통령실 대회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면직 처분을 받은 한상혁 전 위원장의 남은 임기인 7월 말까지 대행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 개각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하나같이 자격 없는 사람만 고르느냐. 구제 불능의 인사”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극단적 남북 대결 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세우고,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을 덮어준 정치검사를 국민권익위원장에 앉히겠다니 가당키나 하느냐”고 비난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혁과 민생에 더욱 박차를 가할 진용을 구축했다”는 견해를 내놨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김영호 통일부장관 지명자를 두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던 대북정책에 일관성을 더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치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칙 있는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의 경우 “그동안 이중잣대와 정권 입맛에 맞춘 오락가락 해석으로 논란을 자초했던 권익위원회를, 오랜 법률가 경력을 바탕으로 원칙과 강단에 입각해 정상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