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을 절단했는데, 자꾸 왼손이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김연진
2020년 07월 3일 오후 1:3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6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를 절단한 환자들이 겪는 통증이 있다.

왼팔을 절단했는데, 자꾸 왼팔이 있는 것만 같은 감각이 느껴진다. 심지어 왼팔이 계속해서 아프고, 미치도록 가렵기도 하다.

없는 왼팔이 느껴진다니? 이게 무슨 소리지?

이 충격적인 사실은 신체 일부를 절단한 환자 가운데 80%가 겪는, 실제 이야기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물론 이를 경험하는 환자 대부분은 48시간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거나 통증이 없어진다. 절단 수술 후 1년 이상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는 소수다.

하지만 그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정확한 원인도 아직 파악되지 않아 특별한 치료 방법도 없다.

바로 ‘환상통’이다. 헛통증(Phantom pain)이라고도 불리며, 의학적 병명은 ‘통증을 동반한 환상지증후군’이다.

이는 신체 일부가 물리적으로 없는 상태, 쉽게 말해 ‘절단’된 상태인데도 그것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감각을 뜻한다.

BBC

절단된 부위가 가렵거나, 쑤시거나, 칼에 베이는 듯이 아프다고 환자들은 고백한다.

일상생활은 당연히 불가능. 통증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는 없는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진통제로도 그 통증을 해소할 수 없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현재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이에 따라 치료법도 분명치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고나 수술 등으로 신체 일부가 절단될 때, 말초 감각신경이 사라지면서 중추신경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에 헛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절단된 신체 일부에 대한 애착과 정서 장애, 불안, 스트레스 등이 통증이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SBS ‘심장이 뛴다’

실제로 과거 SBS ‘심장이 뛴다’에 출연했던 이모씨도 이런 통증을 겪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서해안고속도로에서 12중 추돌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절단됐다. 그러나 헛통증이 느껴져 괴로워하고 있었다.

“한쪽 다리가 아직도 있는 것 같다. 계속 다리가 있는 것처럼 통증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