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美, 中 위협 맞서 韓·日 협력 강화 기대

이멜 아칸(Emel Akan)
2023년 08월 18일 오후 3:10 업데이트: 2023년 08월 18일 오후 6:08

18(현지 시간)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미국은 한일 양국 간의 세기적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 위협중국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미일 정상이 별도의 3 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3국 정상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국 간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백악관은 외국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방문이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미국 대통령들의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DC에서 약 100㎞ 떨어진 메릴랜드주 캐탁틴 산맥에 위치해 있다. 미국 대통령 및 가족의 재충전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 논의, 정상외교 무대 등으로 활용된다. 실제 중동 평화 협정인 캠프데이비드 협정 등 중요한 국제 외교 무대가 된 곳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첫 번째 캠프 데이비드 손님으로 한일 양국 정상을 초청한 것을 두고 “매우 의식적인 선택”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전례 없는 지역적 및 세계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가운데 새롭고 더 야심 찬 3국 파트너십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공인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3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더욱 긴밀한 연례 합동 군사협력과 3국 간 핫라인 개설, 위기 시 협의 의무 구축 등 3국 간 결속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미일 정상은 3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 참모 출신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그간 한미일 협력에 있어 한국과 일본 관계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매우 다른 상황이다. 한일 양국 관계는 그들 정상의 노력으로 괄목할 만큼 진전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의는 한일 정상들의 용기 있는 리더십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21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제를 함께 참배한 뒤 악수하고 있다.|Yuichi Yamazaki – Pool / Getty Images/연합뉴스

한일 분쟁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자 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일 만남이 놀랍다”며 자신이 과거 백악관에서 근무할 당시엔 역사 문제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고위 정치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중국의 대만해협에 대한 독단적인 행동, 경제 제재, 핵무기 프로그램 계획 등이 한미일 3국의 안보를 하나로 묶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진전도 한미일 안보 상호 연계를 촉구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의의 중요한 안건으로 중국이 거론될 것이며 특히 비공개로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두고 “3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야심 찬 이니셔티브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9월 26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에서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기다리는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Tomohiro Ohsumi/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한중일 관계가 절대 공존할 수 없다는 중국의 믿음을 정면으로 반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의 전략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1, 2위 동맹이 함께할 수 없고 같은 의견을 보유할 수 없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이번 3국 정상회의로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인도·태평양에서 전략 지형이 바뀔 것이다.”

이매뉴엘 대사는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동맹과 동맹국”이라면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회의는 미국의 이익을 근본적으로 증진하는 발전”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한미일 3국 협력 관계를 각국 정상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내재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경제, 정치, 외교, 군사안보, 정보 등 모든 곳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긴밀한 3국 관계를 엮어 향후 그 어떤 어떤 개인이나 국가 혹은 어떤 미래의 지도자도 이 관계를 과거로 되돌려 놓지 못하게 하는 게 이번 회의의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적국으로 규정하지 않고 단순한 경쟁국으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 15일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접근 원칙을 설명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이나 대립,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 “각국에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어떤 모습일지,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와 인도·태평양에서 공유된 비전이 어떤 모습일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