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그을린 채 ‘낑낑'”… 불기둥 뚫고 들어가 강아지 10마리 구조한 소방관들

김연진
2023년 06월 7일 오후 3:52 업데이트: 2023년 06월 7일 오후 3:52

강원도 횡성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강아지 10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최근 횡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9시 13분경 공근면 창봉리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불길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주택은 완전히 화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횡성소방서

다행히 이 주택에 사는 주민은 화재 직후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관들은 불길이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진화 작업에 집중했다.

이때였다. 성견 2마리가 불이 난 주택 주변을 계속 맴돌았고, 건물 안에서 강아지 여러 마리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횡성소방서 신우교(52) 현장대응단장, 공근구급대 이상훈 반장은 낑낑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나섰다.

주택 내부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붕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해 강아지 구조 작전을 펼쳤다.

횡성소방서

얼마 뒤 주택 옆 화마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새끼 강아지 10마리가 발견됐다. 그중 강아지 3마리는 엉덩이 주변이 그을려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친 강아지 3마리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졌고, 성견 2마리와 새끼 강아지 7마리는 옆집에서 임시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단장은 “‘낑낑’거리는 강아지 소리를 듣고 우선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다친 강아지들이 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주택을 모두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