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선거 감사 ‘엔드 게임’…투표지 진위 확인, 26일 마무리

2021년 06월 18일 오후 3:43 업데이트: 2021년 06월 18일 오후 5:02

미국 애리조나주 최대 인구 거주 지역인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진행 중인 2020년 선거 감사 및 재검표 작업이 오는 26일(현지시각) 마무리된다.

민간 사이버 보안업체 사이버닌자 등 4개사로 구성된 감사팀은 17일 점자 투표지를 제외하고 마리코파 카운티의 2020년 선거 투표지 208만 장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이번주 초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현재 재검표 작업자들은 검표를 완료하고 투표지 진위 여부 등을 가리는 ‘평가 작업’으로 업무를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팀 관계자에 따르면 ‘평가 작업’은 △투표지가 우편 발송된 경우 접힌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투표지의 기표가 제대로 됐는지 현미경으로 조사하기 △기표 자국을 손으로 만져서 볼펜으로 칠한 것인지 기계로 인쇄한 것인지 확인하기 등이다.

우편 투표지의 접힌 부분을 확인하는 것은 만약 접힌 자국 없이 빳빳하다면 우편으로 배송된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봉투에 넣어 발송하는 과정에서 접힌 자국이 생긴다는 것에서 착안한 검사방법이다.

감사팀 대변인 랜디 풀턴은 “전체 투표함 중 일부를 표본 추출해 개표 초기와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풀턴 대변인은 “투표지의 진위를 확인하는 작업이 하루 10만 장 이상 이뤄지고 있어 오는 26일까지 평가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rizona audit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의 재향군인 기념관에서 선거 감사팀 근로자가 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5.1 | Courtney Pedroza/Getty Images

이번 재검표와 감사 작업은 지난해 12월 선거 공정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근거로 한 주의회 상원 공화당의 요구로 이뤄졌다. 진행 과정에서 카운티 정부와 민주당의 반발로 가처분 소송 등 법정 분쟁이 일기도 했지만, 법원이 공화당 측 손을 들어주면서 최종 성사됐다.

공화당은 감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애리조나가 아닌 다른 지역의 민간 사이버 보안 업체 등 4곳에 재검표 및 선거 감사 업무를 위탁했다.

감사 작업은 마리코파 카운티의 반발로 카운티가 아닌 애리조나 주도 피닉스 시의 재향군인 기념관에서 지난 4월부터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20년 선거에 사용된 전자개표기 등 선거장비 수백여 대가 기념관으로 옮겨졌다.

민간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재검표 및 선거 감사 결과를 컴퓨터 파일로 요약, 정리하는 데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6일 감사가 종료되면 결과는 다음 달 초쯤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선거 감사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의 한 선거 관련 시민단체는 애리조나 주 상원에 컴퓨터 이미지 파일로 저장된 투표지를 실제 종이 투표지로 옮겨 다시 개표해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제안이 실현되면 애리조나 상원은 기존 개표 결과, 감사팀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 시민단체가 집계한 결과 등 세 가지 결과를 놓고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애리조나 주 상원은 이번 감사의 목적을 선거 결과를 뒤집자는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관련법 위반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