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中 갈등 증폭…극우 기독당·좌익 좌파당 “중국 대사 추방”

한동훈
2019년 12월 23일 오후 12:30 업데이트: 2019년 12월 24일 오후 12:33

스웨덴 정부와 중국 공산정권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스웨덴 문인단체가 스웨덴 국적의 홍콩 출판업자에게 언론자유상을 시상하자, 중국 정부가 이에 반발해 무역보복을 가하면서, 다시 스웨덴 야권이 중국 대사 추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AFP통신은 중국이 자국 기업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스웨덴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구이충유 대사는 전날 “스웨덴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두 개의 대규모 기업 대표단이 일정을 취소했다”며 스웨덴 정부를 자극했다.

구이충유 대사는 최근에도 스웨덴 정부 및 정치인들과 설전을 주고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 “스웨덴에 무역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 발언을 했다가, 이에 반발하는 스웨덴 야당 의원로부터 추방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 | EPA=연합뉴스

스웨덴 정부와 중국 정권 사이 갈등은 홍콩의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55) 구금 문제로 시작됐다.

중국 태생으로 스웨덴에 귀화한 구이민하이는 홍콩에서 ‘퉁뤄완’이란 서점을 운영하며 중국 정권에서 금서로 지정한 책을 판매하다가 2015년 말 태국에서 실종됐으며 이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구이민하이와 같이 실종된 서점 주주와 직원 등 5명 중의 한 명이 2016년 6월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 납치됐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밝혀졌다.

국제 문인단체인 펜(PEN)협회의 스웨덴 지부는 지난 11월 중국에 구금된 구이민하이에게 언론자유를 위해 헌신한 작가 출판업자에게 주는 상인 ‘투홀스키상’을 수여했다. 구이민하이가 중국 공산정권의 위협 속에서도 공산당 비판 서적을 출간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중국에 구금된 구이민하이의 투홀스키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정권은 스웨덴 정부에 “양국 외교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정부인사의 시상식 불참을 요구했다.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 역시 “범죄자에 대한 시상은 완전한 코미디”라며 시상 취소를 촉구했다.

그러나 스테판 로벤 스웨덴 총리는 “내정간섭”이라며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아만드 린드 문화부 장관은 예정대로 시상식에 참석해 “예술 표현이나 언론의 자유를 공격하기 위해 권력이 남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당국에 구이민하이를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지난 5일 스웨덴 정부는 전 주중 스웨덴 대사 안나 린데스티드(Anna Lindstedt)를 외국 세력과 결탁했다며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린데스티드 전 대사는 중국 사업가와 결탁해 구이민하이의 딸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