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욕심부린 관람객 때문에 200년 된 조각상의 발가락이 ‘뚝’ 부러졌다

이서현
2020년 08월 4일 오전 11:1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40

박물관을 찾아 셀카를 찍으려고 욕심을 부린 관람객 때문에 200년 된 조각상이 파손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트레비소 외곽에 있는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서 발생했다.

이 박물관은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의 주요 작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신고전주의 양식을 대표하는 그는 나폴레옹의 궁정 조각가로 활동하며 나폴레옹 등 여러 명사·귀족의 묘비와 초상을 고대 양식으로 제작했다.

이번에 파손된 작품은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다.

1808년에 만들어진 석고상으로 19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에 시집온 나폴레옹의 여동생 ‘파올리나 보르게세’를 형상화했다.

무엇보다 쿠션의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파손되기 전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조각상 | 로마=연합뉴스

작품을 파손한 범인은 작품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으려던 오스트리아 출신 관광객이다.

그는 조각상의 오른쪽 발가락을 부러뜨리는 대형사고를 치고도 아무런 조치도 없이 박물관을 빠져나갔다.

박물관 측은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재 파괴 행위를 철저히 규명해 달라”며 경찰과 사법당국에 범인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탈리아 문화재 당국은 파손된 부분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