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사람을 끌어안고 함께 셀카를 찍던 ‘스타 곰’의 비극적인 결말

이현주
2020년 08월 14일 오후 12:2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2

멕시코의 한 공원에서 산책객과 셀카를 찍어 화제가 됐던 야생 흑곰.

살가운 친화력은 독이 됐을까.

당국에 붙잡힌 흑곰은 결국 중성화 수술을 받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다.

트위터(@abcnoticiasmx 등) 영상 캡처

10일(현지시간) 일간 엘우니베르살, 에랄도데멕시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북부 누에보레온주의 한 가정집 마당에서 낮잠을 자던 수컷 곰 한 마리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국에 붙잡혔다.

이 곰은 지난달 치핑케 생태공원에서 산책하던 여성들에게 바짝 접근해 냄새를 맡다가 그중 한 여성의 셀카에 담기며 유명해졌다.

트위터(@abcnoticiasmx 등) 영상 캡처

SNS 등에 공개된 영상 속 이 곰은 두 발로 서서 사람을 부둥켜안은 자세로 한참 냄새를 맡았다.

이 곰은 평소 사람을 좋아해 공원 주변 인가에도 종종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도 이 곰을 친근하게 여기며 ‘치피’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트위터(@abcnoticiasmx 등) 영상 캡처

해당 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자 당국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곰을 생포했다.

영상 속에선 공격성을 보이지 않지만 언제 돌변해 사람을 해칠지 모르기 때문.

당국은 사람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곰이 사람을 낯설어하지 않고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abcnoticiasmx 등) 영상 캡처

생포된 곰은 모니터 장치가 부착된 채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치와와주의 산에 방생될 예정이다.

이동 전에 당국은 중성화 수술도 진행했다.

치와와주에 사는 수컷 곰들과 영역 다툼을 벌이는 것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MBC

그러나 동물 애호가들은 중성화가 불필요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인간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진 곰을 낯선 야생에 보내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 동물단체는 곰을 원래 살던 곳에 자유롭게 두고, 사람들에게 엄격한 행동수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치핑케 주민들 또한 “곰에게 먹이를 주며 접근해 곰을 서식지에서 쫓아낸 사람들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