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위해 ‘군대’ 만들어 테러 단체 소탕한 여성

황효정
2020년 08월 27일 오전 10:2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3

복수를 위해 ‘군대’를 만든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14년, 여성들의 비명과 울음이 이라크 전역에 울려 퍼졌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는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을 대량 학살했으며, 5,000명이 넘는 포로를 붙잡아갔다.

특히 끌려간 포로 여성들은 고문과 학살뿐 아니라 성노예가 돼 끔찍한 삶을 이어가게 됐다.

유튜브 캡처

그런데 이때, 야지디족의 민속 음악 가수 카툰 카이데르(Khatoon Khider)라는 여성이 있었다.

카이데르는 이웃 사람들과 함께 가파른 산속으로 피해 바위를 붙잡고 넘으며 온 힘을 다해 도망쳐 살아남았다.

하지만 함께 도망치지 못한 카이데르의 가족들은 모두 IS의 손에 살해당하고 말았다.

“난 복수를 다 할 때까지 노래하지 않을 거야. 야지디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겠어”

O tvN ‘프리한19’

그 뒤 카이데르는 여성 군대를 만들기 위해 정부 측에 여성 군대 설립 허가를 요청했다.

결국 2015년 1월, 이라크 정부는 야지디족 여성들로 이뤄진 여성 군대를 공식적으로 허가했다.

‘태양의 여전사(Force of Sun Ladies)’ 대대는 그렇게 편성됐다.

여성 군대 설립 소식에 성노예로 살다 탈출한 야지디족 여성들이 물밀 듯이 몰려들었다. 600명이 넘는 여성들이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울 태세를 갖췄다.

O tvN ‘프리한19’

“노예로 잡혀 있는 야지디족을 집으로 데려가야 한다!! 수천 명의 IS를 모두 처단할 것이다!!”

이후 태양의 여전사들은 일반 남성 군인 부대에 합류, 일반 군인과 똑같이 함께 피나는 훈련을 받으며 IS에 복수하기 위해 매일 이를 악물었다.

부대를 이끄는 대위가 된 카이데르 대위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병사들을 독려했다.

훈련을 마친 2016년, 태양의 여전사들은 본격적으로 전선에 투입됐다.

‘쿠르드투쟁(Kurdishstruggle)’ SNS 캡처

IS가 점령한 이라크 북동부 지역 탈환 작전에 참여하게 된 태양의 여전사들은 이때 최전방에 배치돼 대대적인 활약을 펼쳤다.

치열한 격전 끝에 2017년 10월 승리를 이뤄냈으며, 정말 자랑스럽게도 태양의 여전사들은 직접 자신들의 가족인 야지디족을 구출해냈다.

개인적인 복수를 떠나 민족을 구해낸 태양의 여전사들.

이들은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O tvN ‘프리한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