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고심, 지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각국의 태도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1월 26일 오후 6:41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2:38

오는 2월 4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를 놓고 세계 각국은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고, 일부 국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고위급 인사의 참석을 거부하거나 저자세로 대표단의 급을 낮추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가의 수장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가도 있다.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 참가국이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의 개·폐막식에 정치인이나 장관급 이상 고위관리 등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인권문제 때문에 ‘외교적 보이콧’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중국 내의 인권 문제를 앞세워 외교적 보이콧을 명확히 했다.

지난해 12월 6일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신장에서 지속적으로 행하는 종족학살(제노사이드)과 비인도적 범죄”를 이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8일 영국, 호주, 캐나다가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의회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실질적 외교적 보이콧을 할 것”이라며 “어떤 장관이나 관리도 파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며 “중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과 호주 무역 보복 등 호주가 제기한 문제들에 응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같은 날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에 외교 대표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수년간 줄곧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해 왔다”, “이것(외교적 보이콧)도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우려를 계속 표명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도 “중공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공식 외교사절단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때문에 고위급 대표단 불참

미국이 지난해 12월 6일 보이콧을 선언하자 뉴질랜드도 다음 날 7일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방역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스웨덴도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다고 지난 1월 11일 밝혔다. 안데르스 이게만 스웨덴 체육장관과 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외교적 보이콧은 아니다. 중국의 엄격한 방역 규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불참”

북한은 “전적으로 지지, 응원하지만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중국에 ‘적대세력의 책동’과 ‘코로나19’로 인해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운동선수도 포함됐다. 북한은 2020 도쿄올림픽 불참에 따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못한다. 올림픽 불참은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공은 전적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고위급 대표단 불참… “외교적 보이콧 아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1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자신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와 더불어 외교적 보이콧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뒤 일본은 올림픽에 정부 관리를 파견하지 않는 대신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과 대표단만 보낸다고 했다.

누가 봐도 실질적인 외교적 보이콧이었으나 일본은 이를 ‘외교적 보이콧’이라고 부르기를 거부했다.

고위급 대표단 참석… 적극 지지

러시아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 서방 국가들의 올림픽 보이콧을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공 주석과의 화상회의에서 “한자리에 모일 날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에도 폴란드,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체코 등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했으며 고위급 대표단이 베이징을 방문한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문체부 장관 파견… “여러 요소 고려한 결정”

우리나라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다음 달 개최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표로 참석한다. 25일 문체부는 황 장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정부 대표단 대표로 공식 일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