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증으로 인한 편견과 상처 극복하고 모델에 도전한 12살 터울 자매 모델

이서현
2020년 05월 6일 오전 9:4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6

다름은 틀림이 아니지만 수많은 편견과 따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

새하얀 머리카락과 눈썹, 창백한 피부, 붉은빛이 도는 눈동자.

남다른 외모를 지닌 알비노 자매는 그 모든 편견을 특별함으로 바꾸며 모델에 도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카자흐스탄에 사는 12살 터울의 자매 아셀(14)과 카밀라(2)다.

Instagram ‘assel_kamila’

두 사람은 멜라닌 합성 결핍으로 눈, 피부, 털 등이 하얗게 변하는 선천성 유전질환인 백색증을 앓고 있다.

모델 활동을 하기 전, 자매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았다.

심지어 ‘이것 좀 봐’라며 대놓고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매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딸을 빤히 쳐다봤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주변의 시선을 견디다 못해 아셀은 어릴 적 장애아동이 다니는 특수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이후, 어머니는 딸을 위해 닥치는 대로 알비노에 관련된 정보를 모으며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딸은 피부색과 머리카락 등의 색이 조금 다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어머니는 딸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그 어떤 제약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Instagram ‘assel_kamila’

가족은 아셀이 무엇에나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했고, 용기를 얻은 아셀은 10살 무렵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당시, 알비노라는 사실로 주목받았던 아셀은 막냇동생 카밀라까지 알비노로 태어나면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아셀은 현재 2살이 카밀라와 함께 ‘알비노 자매’ 모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아셀의 둘째 동생인 알디야르(8)는 자신과 다른 누이들을 보며 한때 정체성에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현재는 누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Instagram ‘assel_kamila’

모델 일을 하며 다른 외모로 인한 불편한 시선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야외할동을 하는 데는 불편하게 많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와 우산 혹은 긴소매 옷이 필수고, 눈을 보호하려면 안경도 써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셀은 “그냥 해가 진 뒤에 다니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안정을 찾은 아이들을 보며 “백색증을 겪는 다른 친구들과도 교류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 는 바람을 전했다.

[죄] 나타샤 지드코바 | Instagram ‘kiker_chan’ [우] 스테판 톰슨 | Instagram ‘stephenthompsonofficial’
이들 자매 외에도 최근 활동 중인 알비노 모델이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쌍둥이 알비노 자매 라라와 마라(13)는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러시아 출신인 나타샤 지드코바, 스테판 톰슨도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