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톨릭 주교회의 “존슨앤존슨 백신 가능하면 피하라…낙태 연관”

한동훈
2021년 03월 6일 오후 6:5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9일 오후 5:28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CCB)는 신자들에게 ‘대안이 있을 경우’ 얀센(존슨앤존슨) 백신 접종을 피하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지난 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가능하면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접종하라면서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운반체)로 하는 존슨앤존슨 백신이 낙태된 태아의 세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교리위원장 케빈 로데스 주교, 생명운동(낙태반대)위원장 조지프 나우만 대주교는 성명에서 “존슨앤존슨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내 사용 승인으로 낙태아 세포를 사용한 백신에 대해 도덕적 허용에 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된다”고 밝혔다.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 등 3사 백신 모두 실험 단계에서 낙태아 세포가 사용됐으나 생산단계에서도 낙태아 세포를 사용한 것은 존슨앤존슨뿐이다.

주교들은 3사 백신 모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존슨앤존슨은 생산단계에서도 낙태아 세포를 사용해 추가적인 도덕적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명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존스앤존슨은 줄기세포는 1985년에 행해진 낙태를 통해 얻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 내 다수 가톨릭 단체들은 존슨앤존슨 백신 사용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왔다.

이번 미 주교회의 성명은 로마 가톨릭 신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한 교황청의 방침과 대립된다.

교황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낙태아 세포를 활용한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백신 접종은 “도덕적으로 허용된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전임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럽의약품청에서 가장 먼저 사용승인을 받은 화이자 백신일 가능성이 크다.

나우만 대주교와 로데스 주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낙태된 태아의 세포가 연구와 생산에 이용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면서도 되도록 관련성이 적은 백신을 권장했다.

덧붙여 “제약회사들이 낙태아 세포 이용을 중단하도록 여전히 주장해야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의 고통을 감안하면 백신 접종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자선행위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존슨앤존슨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 내 긴급 사용이 승인됐으며 1회만 접종해도 된다.

존슨앤존슨은 이날 미 매체 더 힐에 보낸 성명에서 “세포를 이용한 공학적 생산시스템을 통해 수억 회 접종 분량을 생산해 세계적인 수요에 맞출 수 있게 됐다”면서 “백신 자체에는 태아 조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성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1973년 낙태된 태아 세포를 이용해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이 백신은 미국에서는 구할 수 없어 성명에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번 성명과 관련해 존슨앤존슨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즉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