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추모시위 가장한 폭동’에 중국인 유학생 조직 가담 정황 포착

하석원
2020년 06월 15일 오후 12:07 업데이트: 2020년 06월 15일 오후 6:27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던 중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추모 시위가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낮에는 평화롭던 시위는 밤만 되면 약탈과 방화로 변질된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추모를 가장한 폭동’이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날이 저물자 시위는 어김없이 과격해졌다. 일부 시위대의 방화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 일부가 불탔다.

이날 시위 현장을 찍은 영상에는 자욱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저우, 저우, 저우”하며 중국어로 지시하는 소리가 들린다.

‘저우’(走)는 ‘가다(go)’라는 뜻이다. 경찰이 출동했으니 달아나라는 의미다.

해당 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주미 중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시위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도 SNS에 추가로 공개됐다.

세인트존스 교회가 불탄 이후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微信·WeChat)’ 채팅방 대화 캡처 내용이다.

‘워싱턴OO’라는 위챗 단체 대화방 화면 캡처. 맨 마지막 대화참가자의 메시지에 장 무관(张武官)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캡처 화면에 따르면 한 사람이 “현장에서 누가 중국어를 썼어? 뒤에서 조용히 돕고 끝나면 그냥 도망가기로 했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 사람이 “그러게, 그렇게 큰 소리를 지르다니, 지금 미국에서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어”라고 답했다.

이후 누군가가 “장(張) 무관(武官·군사 관련 관리)도 현장에 있었는데 다들 조직 규율을 지켜야지”라는 메시지를 이어 보냈다.

실제 주미 중국대사관에는 장씨 성의 관계자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유학생들이 지시를 받고 시위에 가담한 정황도 포착됐다.

‘웨이거(魏歌)’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2일 트위터를 통해 “LA 산타모니카 폭동 중 경찰이 중국 유학생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 영사관의 지시로 거리에 나가 흑인들과 함께 행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자백했다”라고 주장했다.

산타모니카 폭동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는 한 중국인 유학생은 SNS에 “공산당을 대신해 분풀이했을 뿐인데 추방이라니?”라며 “지금 거리에서 버버리 옷을 입고 폭동을 벌이는 사람은 전부 우리 편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폭동을 틈타 상점에서 약탈한 명품을 자랑한 중국인 유학생도 있었다.

자신이 ‘위안훙루이(袁宏睿)’라고 밝힌 인물은 SNS에 명품 사진들을 잔뜩 올리면서 “내가 시애틀에서 약탈한 구찌 가방”이라고 과시했다.

중국인 유학생 위안훙루이(袁宏睿)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구찌 가방 약탈 자랑 게시물 | 트위터 캡처
약탈한 명품을 판매한다고 올린 중국 게시물. 왼쪽 하단에는 영어로 ‘에르메스 매장에 가서 핸드백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는 누군가의 문의 메시지가 보인다. | 화면캡처

또 다른 중국인 유학생도 명품 사진을 SNS에 올린 뒤 “이번 폭동으로 루이비통이 2개 늘었다”고 했다.

이러한 중국공산당의 미국 내 폭동 조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석 마오쩌둥 동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폭력 시위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올라왔다.

1968년 발표된 이 성명서에는 “행동하라, 미국 흑인들의 투쟁에 강력한 성원을 보내라”며 “공동의 적인 미국과 그 동조자들에게 오랫동안 지속적인 맹렬한 공격을 가하자”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담겨 있다.

하단에는 미국 전국지도에 흑인 폭력투쟁 주요 도시를 표시한 ‘미국 흑인 폭력투쟁 형세 간략도’라는 지도가 첨부돼 있었다.

마오쩌둥이 1968년 4월 16일 발표한 ‘미국 내 폭력 시위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 마오쩌둥이 1963년에 ‘미 제국주의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미국 흑인들의 정의로운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후 두 번째로 발표한 성명서다.

이를 본 한 중화권 네티즌은 “행동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지도가 있다. 찾아가서 지원하라는 노골적인 뜻 아니냐”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알려진 사실보다 숨겨진 진실이 더 많을까 두렵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 댓글은 순식간에 많은 이의 공감과 찬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