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경제특구서 5년간 인신매매 피해자 1700명 구출…“中 매춘·마약 범죄 소굴”

라오스 당국이 지난 5년간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1700여 명 이상을 구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中조폭의 매춘·사기·마약 범죄 성행

골든 트라이앵글 경제특구(SEZ)는 라오스, 미얀마, 태국을 끼고 있는 메콩 유역 산악 지대로 라오스에선 보케오주에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마약 재배지로 유명했다.

RFA에 따르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는 꼬임에 속은 라오스 및 20여 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SEZ에 왔다가 조직폭력배에게 감금, 강제 노동, 인신매매 등을 당했다.

이 같은 범죄 단속에 나선 라오스 당국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SEZ에서 불법 감금·노동·인신매매 피해자 1680명 이상을 구출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킹 로만스 카지노’를 중심으로 라오스 SEZ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도박 및 관광 거점이자 매춘·사기·마약 밀매 등으로 악명 높은 곳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피해자들, 감금·폭행으로 인해 강제 매춘·보이스피싱에 가담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거대 인신매매 조직은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한 뒤 여권과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과 협박, 폭행을 일삼았다. 또한 어린 소녀들을 식당, 노래방에서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가로채거나 매춘을 강요했다.

라오스 보케오주 경찰은 “피해자들은 주로 SEZ에서 보이스피싱, 성매매, 소셜미디어 사기 등의 범죄에 가담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현지 여성단체인 ‘라오여성연맹’은 18세 미만 여성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상담을 도왔다. 보케오주 라오여성연맹의 한 상담사는 “인신매매는 SEZ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곳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많은 인신매매 피해자가 중국 등지로 팔려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가난하고 외딴 지역 출신으로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이들은 또한 인신매매 위험성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쉽게 피해 당사자가 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中조폭 두목들, 고문과 납치도 서슴지 않아…“체포는 어렵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지난주 열린 연례 보안 회의에서 공안부 경찰국 부국장 켄찬 포마차크는 “9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SEZ 인신매매 용의자 7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보케오주 인신매매 반대 단체 관계자는 “체포된 인신매매 용의자 대부분은 중국인, 인도인, 말레이시아인, 파키스탄인이었다”며 “그러나 대부분은 중개인 내지 하위 조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인신매매 조직의 두목급은 피해자를 고문하거나 납치하는 일에도 관여한다”면서 “하지만 이들을 체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SEZ를 탈출한 한 피해자는 RFA에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을 강요당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라오스, 중국,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왔다”며 “주된 업무는 사람들을 속여 SEZ에 투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이스피싱에 일단 걸려들면 그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잃고 영원히 되찾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라오스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다”며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많은 라오스인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여전히 그곳(SEZ)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