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PC주의 논란’ 버드 라이트와 똑같은 실수 저지르고 있다”

잭 필립스
2023년 08월 14일 오후 4:12 업데이트: 2023년 08월 14일 오후 5:55

미국 최대의 맥주 회사인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사의 베스트셀러 맥주 버드 라이트가 트랜스젠더 협찬 논란으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전 앤호이저부시 임원이 디즈니를 향해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소위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유동적인 성 정체성)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과 관련해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앤슨 프릭스 전 앤호이저부시 임원은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즈니는 버드 라이트와 같은 실수를 무려 1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디즈니는 논란을 야기하는 정치적 이슈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는 그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사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초 버드 라이트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이자 틱톡 인플루언서인 딜런 멀바니에게 버드 라이트를 협찬했다. 이는 즉각적인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버드 라이트의 매출은 약 17주째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해당 인터뷰는 디즈니가 젠더 플루이드 인플루언서 션 아트만과의 여아 의류 판매 사업 협업 계획을 발표한 이후 보도됐다. 아트만은 생물학적 남성으로, 디즈니 협업의 일환으로 아트만이 미키 마우스의 여자친구 캐릭터인 미니 마우스의 빨간 드레스를 입은 영상이 틱톡에 게시됐다.

아트먼은 영상에서 “나는 미니 마우스와 똑같다”며 머리에 빨간 리본을 달기도 했다.

디즈니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1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오는 2024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차기후보로 출마한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3월 플로리다주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교육하지 않도록 하는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 권리 보호법’을 지지, 통과시켰다. 당시 디즈니는 이에 반대성명을 냈고 이후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지난 7월 2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한 매장 선반에 진열된 버드라이트|Joe Raedle/Getty Images/연합뉴스

이에 대해 프릭스는 “플로리다주 부모들의 자녀 교육 권리 법에 관여하는 것이 디즈니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프릭스는 “아무 상관도 없다. 77%에 육박하던 디즈니 호감도는 당시 사건 이후 33%까지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6월 디즈니 주가는 디즈니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 정체와 테마파크 디즈니월드 방문객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향 조정됐다. 영화 ‘인어공주’의 흥행 실패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여러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디즈니 주가가 다시 상승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이달 9일 디즈니는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예상보다 낮은 분기 매출을 기록했으며, 미국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 또한 예상치보다 약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1일 종료 기준으로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일부 콘텐츠를 삭제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해고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금이 반영돼 26억5000만 달러(약 3조5269억 원)의 손실 및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에서 디즈니의 약점이 드러났으며, 디즈니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비용 절감과 창의성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디즈니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수요를 촉진하고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