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격무에 시달려 마음 아프다” 복귀 요청하고 나선 격리된 젊은 의사들

이서현
2020년 02월 26일 오후 1:3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9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젊은 의사들이 복귀를 요청하고 나서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인력이 줄어들면서 격무에 시달리는 동료들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게 이유다.

지난 25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인턴 의사 48명 중 13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이유로 지난 18일 자가격리 조치됐다.

이들 중 인턴 대표인 김영호 씨가 교수에게 문자를 보내 ‘무증상 인턴은 격리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가격리된 경북대병원 인턴이 격리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문자 | 연합뉴스

25일 연합뉴스는 김씨가 김 교수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김씨는 “2.18일 자로 격리된 인턴들의 격리 해제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라며 “인턴 동기들이 너무나도 적은 인력으로 일을 쳐내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게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자가 격리는 의료인이건 비의료인이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방역 대책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어 “격리 기간이 2주인 점을 알지만, 대부분 잠복기 3∼7일 이내 증상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힘드시더라도 한 번만 더 검토 부탁드립니다”고 적었다.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 | 연합뉴스

이들의 격리 해제와 상관없이 병원에서 일하던 동료 의료진들은 이 문자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며칠째 라면만 먹고 일한다는 이미진 경북대병원 응급실 과장은 “인턴의 문자를 보고 힘이 솟고 가슴이 찡하다”라며 “의료진 모두 응급실이 뚫리면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진료에 매진하는데 젊은 의사들이 정말 고맙고, 마음이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공의·인턴을 총괄하는 염헌규 경북대병원 교육수련실장(영상의학과 교수)은 “감염관리실이 해제 조건이 되는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검토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구 지역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며 극심한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대구시의사회는 이날 대구지역 모든 의사에게 문자를 보내 “선별진료소, 대구의료원, 계명대 대신동 동산병원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