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종말론은 환경비관론에서 시작…자유시장경제 위협”

이윤정
2023년 06월 28일 오전 8:04 업데이트: 2023년 06월 28일 오전 9:23

화석연료 사용한 산업화로 유례없는 풍요 시대
유엔, 기후종말론 내세워 대재앙 공포 퍼뜨려
일부 과학자들조차 거짓과 침묵으로 동조

어느덧 기후종말론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운데 “기후 위기는 없다”고 외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퀀텀코리아 2023’ 개막식에 참석해 “정치적, 사업적, 기회주의적인 목적으로 과학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천명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는 6월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에서 열린 기후환경정책 포럼에서 “‘기후종말론’으로 인해 개인의 권리와 인간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유주의와 산업 문명을 꽃피운 시장경제가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후종말론은 환경 비관론에서 시작됐다’ 주제로 발제한 박 교수는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지구는 약 0.6~0.8℃ 정도 따뜻해졌다. 이 현상으로 인해 현대인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종말론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환경권 보호 △기후변화 진실 △국토 선진화를 미션으로 하는 ‘한국자유환경총연맹’을 창립해 공동대표 겸 한국자유환경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유통일을 위한 국가대개조네트워크(NRNet)와 공동 주관한 이날 포럼은 한국자유환경총연맹이 처음으로 주최한 행사이기도 하다.

그는 “인류사상 최고로 풍요로운 지금 이 시대에 유엔이 중심이 돼 암울한 미래와 임박한 대재앙 공포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괴이한 현상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특별한 혜택을 누려온 소위 깨어있는 지성인이라는 자들이 선진 문명의 자기 혐오증에 걸려 기후종말론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 에포크타임스

오늘날과 같은 환경문제는 18세기 말 산업화와 함께 시작됐고, 물질적 풍요보다 환경이 더욱 소중하다는 환경주의(Environmentalism)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1960~1970년대에는 산업 문명을 거부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환경 비관론’이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박 교수가 사례로 제시한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생물학자 폴 애얼릭(Paul R. Ehrlich)은 1968년 그의 저서 ‘인구폭탄’에서 “1980년대에는 40억 명이 굶어 죽는다”고 경고했다. 이듬해 뉴욕타임스는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세계인의 식량에 피임약을 넣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을 보도했다.

박 교수는 에포크타임스가 지난 2019년 발간한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인용해 유엔환경계획을 설립한 캐나다의 모리스 스트롱을 언급했다. 유엔인간환경회의(1972)와 유엔환경개발회의(1992)를 주최하기도 한 스트롱이 이끈 유엔환경계획이 발표한 관점은 마르크스주의와 일맥상통한다.

박 교수는 “하지만 환경 비관론자들이 장담했던 대재앙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며 “그들은 자동차가 내뿜는 대기 오염 때문에 사람들은 병들고, 도시에서는 가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될 것이며, 강에는 사체가 가득하고 수십억 명이 굶어 죽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모두 빗나갔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에포크타임스가 지난 2019년 발간한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인용해 설명하고 있다. | 에포크타임스

실제로 선진 산업사회에서는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유턴 현상’이 일어났다. ‘유턴 현상’은 초기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오염이 가중돼 환경의 질이 떨어지지만, 경제성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국민의 환경 의식과 기술이 향상돼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말한다. 선진국의 이러한 환경 변화의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있었다.

박 교수는 “경제성장을 통한 부의 축적으로 환경과학과 기술이 발달할 수 있었다”며 “자유주의 핵심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강화해 강력한 환경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 대전환의 원동력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환경 비관론자들은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가져온 물질적 풍요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믿고 싶지 않았다. 지구 생태계와 인류 생존을 위해 산업 문명을 거부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예언이 모두 빗나가자 그들의 이념은 생존 기로에 서게 됐다. 이 시기 지구온난화가 시작되면서 산업화의 원동력인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 교수에 따르면 실패한 환경비관론자들이 찾아낸 대안은 ▲기후 변화 ▲개발 반대 ▲원전 반대 등 3가지다. 이들은 “인간에 의한 것은 무엇이든 지구에는 나쁘다”라는 인간 악마론에 근거한 주장을 펼쳤다. 유엔이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를 설립하고 1992년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함에 따라 기후종말론은 세계를 지배하게 됐고, 이를 이용하려는 강력한 이익 집단도 생겨났다. 엄청난 돈과 권력이 걸려있는 세계적인 에너지 대전환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박 교수는 “이들은 국제기구를 장악하고 대재앙이 임박했다며 점점 더 과장된 종말론을 쏟아내고, 주류 언론들은 사실 확인이나 검증도 없이 자극적인 뉴스를 선호하는 대중을 만족시키려고 열심히 퍼 날랐으며 과학적 역량이 부족한 정치인들은 국제협약에 순종하며 자국의 경제적 자해 정책을 무모하게 추진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여기에 일부 과학자들이 언론과 정치의 부추김에 거짓과 침묵으로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로 인해 개인과 기업은 자유와 재산을 박탈당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행복한 시대에 태어난 우리의 아이들은 대재앙 공포에 울부짖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예측한 어떤 대재앙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기후환경정책 포럼 | 에포크타임스

김정섭 한국자유환경총연맹 대표는 토론에서 “기후종말론을 기획한 자들은 양의 탈을 쓴 사회주의자이며 네오막시즘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이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스템을 활용해 개인을 통제하고 기업의 목줄을 죄며 국가 시스템을 장악할 것이다. 기후종말론은 과학적 이론의 한 형태가 아니라 사회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사악한 이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