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비판 후회 안해…중국인들에게 진상 알릴 것” 중국 10대의 용기

편집부
2021년 03월 4일 오후 6: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5일 오전 9:36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왕징위(Wang Jingyu·19) 군은 지난달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중국 당국이 지난 6월 중국과 인도 국경 분쟁으로 인한 중국 측 사망자 수를 줄여서 발표한 사실을 꼬집은 그는 지난 2월 21일 “중국으로 귀국하라”는 압력을 받게 됐다. 또한 부모가 거주하는 충칭시의 자택이 공안의 급습을 받았으며 공기업에 재직 중인 부모가 해직되고 폭행까지 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아직 10대인 그에게는 너무나도 큰 압박이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부모님과 연락이 닿고 있지 않다”며 “충칭 관할 경찰로부터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부모님에게 이보다 더한 짓을 할 것이란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왕군이 유럽에 있는 것은 지난 2019년 7월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동영상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틱톡’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미 베이징 당국에 찍힌 그는 중국에 머물 수 없게 됐고 유럽행을 택했다.

“공산당 뭘 숨기나” SNS에 썼다가 ‘지명수배자’로 올라

왕군의 시련은 지난 2월 21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그는 중국 SNS 웨이보에 중국-인도 국경분쟁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은 왜 사망자수를 늦게 발표했나”,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나”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과 인도는 작년 6월 15일, 국경 지대에서 유혈 충돌을 일으켰다. 인도 측은 사상자 수를 밝혔지만 중국은 8개월 동안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다가 지난 2월 19일 “사망자 4명”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는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 측 사망자 수를 45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정권의 심기를 거스른 왕군의 게시물은 즉각 삭제됐다.

그에 그치지 않았다. 공산당 관영매체들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왕군의 게시물을 기사화하며 ‘해외 지명수배자’로 선포했고, 충칭 경찰은 해당 게시물이 “중국 군인들을 모욕했다”며 분란을 조장한 혐의가 입증되면 형사범죄로 체포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왕군에 따르면, 관영매체가 온라인에 기사를 낸 지 15분만에 그의 부모가 살고 있는 중국 충칭시의 자택에는 관할 경찰서 소속 경찰 6명이 들이닥쳤다. 이 가운데 3명은 사복차림이었다.

경찰들은 그의 부모에게 수갑을 채웠으며 집 안에 있던 외화와 패물, 컴퓨터 등도 가져갔다. 또한 부모에게 왕군에게 전화를 걸어 더 이상 중국에 대한 글을 올리지 말고 바로 귀국하도록 재촉하라고 강요했다.

왕군은 “경찰은 웨이보에 사과 동영상을 게재하라고 요구했지만, 나는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Chongqing China
중국 충칭시 중심지 항공 사진 | China Photos/Getty Images

자신 대신 시달리다가 연락두절된 중국의 부모

경찰은 해외에 있는 왕군 대신 그의 부모를 괴롭혔다. 경찰은 왕군의 부모를 다음 날인 22일 새벽 풀어줬다가 수시간 만에 다시 잡아들여 이틀간 유치장에 가뒀다.

왕군은 “경찰은 부모님에게 수갑을 채우고 먹을 것을 전혀 주지 않았다. 잠깐 풀어준 사이에는 여러 정부기관 공무원들이 부모님을 찾아가 나를 귀국시키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왕군이 해외 언론과 인터뷰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그때다. 경찰이 요구하는 대로 침묵하는 방법으로는 오히려 부모님의 안전을 더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24일 외국에 있는 한 중국어 매체와 접촉해 기사가 나자 다음 날 경찰이 부모님을 협박했다. 한 여자 경찰이 어머니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경찰은 부모님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집에서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충칭의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게 됐다고 왕군은 말했다.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가 이뤄지기 직전의 일이다.

그는 “충칭의 관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내게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더니 부모님을 더 처벌하겠다고 위협했다”며 “현재는 부모님과 연락이 안 된다.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왕군은 자신의 어머니가 중국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 충칭지사의 인사부서 과장을 지냈으며 올해 같은 회사 주유소 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또한 아버지는 충칭워터펌프의 공장 영업이사라고 했다.

그는 “중국 정권은 악당”이라며 “부모님이 걱정되지만, 정권은 전혀 두렵지 않다. 난 잘못한 게 없다”고 말했다.

왕징위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중국 충칭 출신으로 미국 영주권이 있는 왕군은 중학교 때부터 중공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 해외 사이트에 접하는 방법을 알게 돼, 외국 뉴스를 자주 보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의 시리즈 사설 ‘공산당에 대한 아홉 가지 평론’도 읽어봤다는 그는 “중국을 잔악하게 통치하는 공산당 앞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지난 2019년 7월 홍콩인들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접하고 감명을 받아 더우인(틱톡 중국판)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노래를 올렸고 즉각 당국의 눈에 띄게 됐다.

왕군은 “충칭 경찰에 불려갔고, 부모님의 여권과 여행 허가증이 압수됐다”고 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은 걸 알게 된 그는 7월 9일 상하이를 거쳐 홍콩으로 빠져나갔고 이후 홍콩에서 유럽으로 출국했다.

왕군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산당에 세뇌당한 이들을 구해야 한다”며 “온라인을 통해 진실을 알려 한 명의 중국인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내 삶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세계일주를 하며 각 나라 중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고 싶다. 이 모습을 촬영해 다큐멘터리식으로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도 속마음은 선량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공산당에 세뇌당해 있을 뿐이다. 이들이 아무리 나를 모욕하더라도 진실을 알려 깨어나게 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