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한 56살 아빠가 죽기 직전 딸에게 남긴 돈봉투, 그리고 마지막 편지

김연진
2020년 12월 31일 오전 10:2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한 50대 남성은 숨진 지 6일 만에 발견됐다.

이웃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항상 현관문을 열어놓고 지냈다. 문을 활짝 열어놓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외로워서.

그런데도 숨진 지 6일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KBS 파노라마

이 안타까운 고독사 사연은 과거 방영된 ‘KBS 파노라마’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13년 8월 12일, 전북 전주시에서 56세 남성이 고독사한 채 발견됐다.

사건 기록은 이렇게 써졌다.

“변사자는 직업이 없는 자로, 급성 심부전증에 의해 사망한 것을 옆집에 거주하는 이가 이상한 냄새를 맡고 수상하게 여겨 112에 신고”

KBS 파노라마

제작진은 이 남성의 인생을 뒤쫓았다. “어린 시절에는 집안이 가난해 돈을 벌고자 도시로 갔다. 20대에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딸도 얻었다. 30대에는 중동 건설 노동자로 일해 제법 돈도 벌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업 실패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고, 가정도 파탄 났다. 이후 수십년간 외롭게 홀로 지내왔다.

그는 인생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취업해 돈을 벌고, 다시 일어나고자 아등바등 열심히 살았다. 그가 작성한 친필 이력서는 빼곡했다.

KBS 파노라마
KBS 파노라마

고인의 집에서는 돈봉투와 함께 딸에게 전하는 편지가 발견됐다.

“우리 딸, 너무너무 사랑해. 낳아놓고 책임지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그러나 너무나 사랑한다. 아빠”

집에는 딸이 어린 시절에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과 딸 얼굴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고인은 마지막까지 딸을 그리워하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더 구체적인 사연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당 방송은 매년 고독사가 늘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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