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하수관 파다가 1천년 전 ‘보물세트’ 든 솥단지 발견됐다

황효정
2023년 07월 7일 오후 2:37 업데이트: 2023년 07월 7일 오후 2:37

경주에서 하수관을 파던 중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는 유적 및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5일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경주 사정동 흥륜사지 서쪽 도로가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작업 도중 다양한 유적과 유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월 경주시는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도로변에 하수관로를 설치하기 위해 구덩이를 파는 굴착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통일신라 유적층이 나와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흥륜사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고사찰 중 하나였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 화재 때문에 소실됐다. 이번에 출토된 유적과 유물들은 해당 흥륜사가 있던 터 인근에서 발견됐다.

경주시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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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 고려시대 철솥과 그 안에 들어있던 청동 향로 등으로 모두 54점이며 추후 더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문화재청은 특히 11~12세기 고려 장인들이 만들어 만듦새가 뛰어난 청동 유물과 철솥 등의 경우 전쟁 또는 화재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해 급히 한 곳에 모아 묻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추정이긴 하나 전문가들은 13세기 경주 일대까지 침략한 몽골군의 침탈에 맞서 귀중한 보물들을 지키기 위해 묻어뒀던 것으로 여긴다고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수량이 월등히 많아 앞으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옮겨질 유물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과학적 보존처리와 심화 연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