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中 정치전 전략’ 분석 보고서 발표

정향매
2023년 08월 7일 오후 10:32 업데이트: 2023년 08월 8일 오전 9:36

“’정치전(political warfare)’은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쟁을 제외한 모든 국가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다.” 냉전 시기 ‘소련 봉쇄 정책’을 구상한 조지 케넌 전 주소련 미국 대사의 말이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8월 2일(현지 시간) 중국의 ‘정치전’ 전략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145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보고서는 “중국은 무력 충돌의 임계점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캠페인은 정교한 스파이 활동, 공격적인 사이버 작전,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 허위 정보 확산, 경제 압박, 기업·대학·기타 조직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을 포함한다. CSIS는 이를 ‘정치전’이라 명명하고 중국 당국이 시행하는 정치전의 목적, 주요 전술,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당국은 미국 학술 기관, 기업, 정부 기관 및 비정부기구(NGO)에 광범위하게 침투했다. CSIS가 인터뷰한 FBI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안팎에서 전례 없는 규모로 정보를 수집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CSIS는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벌이는 정치전의 주요 대상은 미국”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전의 전술로는 정보 수집, 사이버전, 정보 및 허위 정보 작전, 통일전선공작, 비정규 군사 행동, 경제 강압 등이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국가안전부, 공안부, 공업신식화부, 통일전선공작부, 외교부 등 중국 당국의 여러 부서가 이러한 작전을 동시에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공업신식화부는 산업, 에너지, 정보통신, 중소기업 정책 등을 담당하는 중국 중앙 정부부처다. 

중국 당국이 정치전을 전개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공산당의 통치를 유지하는 데 있다. 정치전은 또 세력 균형 경쟁의 일환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을 약화시키는 게 목적이다.

CSIS는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은 중국 당국의 정치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에 이러한 조치에 공개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권고 사항에는 미국 연방 차원에서 방첩 자원을 늘리고 주 정부 차원의 방첩 활동을 확대하며 외국 ‘에이전트 등록법(FARA)’ 집행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CSIS는 또 미국이 중국 당국의 ‘만리장성’ 인터넷 방화벽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외교 관계를 구축하며 신흥 기술에 대한 민간 부문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중국 당국의 정치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