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주지사 “허리케인이 ‘기후변화’ 탓?…완전히 거짓말”

잭 필립스
2023년 09월 6일 오후 2:07 업데이트: 2023년 09월 6일 오후 3:36

론 드산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플로리다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달리아의 원인이 ‘기후 변화’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3일 드산티스 주지사는 ‘산불·허리케인 등의 자연재해는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1896년에 발생한 초강력 허리케인이 (이달리아와) 거의 같은 경로로 플로리다주에 접근한 적이 있었다. 그때 플로리다주에는 시속 125마일(약 200km)의 강풍이 몰아쳤다”고 말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120여 년 전, 즉 미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지 불과 50년 경과 후 발생한 허리케인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는 미국에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어 그는 “플로리다주를 덮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은 1935년에 발생했다. 당시 시속 185마일(약 300km) 이상의 강풍이 플로리다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기후 변화가 자연재해 발생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런 주장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초강력 허리케인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발생해 왔다”며 “허리케인을 비롯해 각종 자연재해가 기후 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또 “‘기후의 정치화’를 멈춰야 한다. 사람들도 여기에 속지 말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며 “좌파적인 정책을 채택하면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눈물을 외면한 채, 이번 일을 단순히 ‘기후 정책’을 추진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플로리다주는 이런 행태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 8월 30일, 허리케인 이달리아로 초토화된 플로리다주 수로 |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일부 과학자들, 언론 매체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자연재해 발생 횟수가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AP통신, CNN, 로이터통신은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이달리아가 플로리다주를 강타하기 전, 드산티스 주지사는 대선 캠페인 행사를 급하게 취소하고 허리케인 대응에 집중했다. 이후 공공서비스 근로자 5만여 명, 주 방위군 5500명을 소집해 피해 복구를 지원했다.

지난 2일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리아로 인한 피해와 복구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플로리다주를 방문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드산티스 주지사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대통령 방문에 수반되는 경호 조치가 재난 지역의 구호 작업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의 방문이 복구 작업에 영향이 없도록 연방재난관리청(FEMA) 및 주 정부와 긴밀히 조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글로벌 기후환경 전문가 모임인 ‘클린텔(CLINTEL)’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과학자 및 기후환경 전문가 1609명이 “기후 위기는 없다(There is no climate emergency)”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계기후선언(WCD·World Climate Declaration)’에 공동 서명했다.

클린텔은 선언문을 통해 “기후 과학은 정치적 요소를 줄여야 하고, 기후 정책은 과학적 요소를 더해야 한다”며 “기후 위기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공포심을 조장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