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대사관 직원 2명 스파이 혐의로 ‘비밀리에 추방’

보웬 샤오
2019년 12월 16일 오후 8:56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미국 정부가 중국 대사관 관계자 2명을 스파이 행위에 관련된 혐의로 추방한 것이 뒤늦게 보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중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관료 2명이 지난 9월 버지니아주의 미국 특수전사령부가 있는 군사기지에 접근하다 적발돼 비밀리에 추방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가 중국 외교관을 간첩 혐의로 추방한 사례는 로럴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중인 1987년 이후 30년 만인 것으로 여겨진다. NYT는 6명의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 중 최소 한 명은 외교관으로 위장해 정보 분야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체포될 당시 외교관들은 출입 허가가 거부됐는데도 부인과 동반해 군 기지의 진입 검문소를 통과했으며, 추격하던 군인들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5대의 미군 트럭이 그들의 진행을 가로막은 뒤에야 외교관은 차를 멈추고 “길을 잃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젼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에포크타임스의 강제송환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 당국은 중국 정권의 스파이 활동을 파악하고 감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왔다. 아지트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지난 11월 “중국의 5G 통신망은 감시와 간첩 및 기타의 위험 요소이기 때문에 ‘주요 관심사’로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 5G 네트워크에 관해 경고했다.

같은 달 백악관 기술 최고 책임자(CTO) 마이클 크랏시오스 또한 중국 기업의 5G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양팔 벌려 받아들이는 국가’에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 공산 정권의 기술 통제가 중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관리들은 이날 NYT와 인터뷰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외교관들이 예고 없이 연구시설을 방문하는 데 더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현재 미국 스파이 행위 관련 사건에서 범인의 90%가 중국인이다.

미 육군과 국가안보국(NSA)에서 15년 근무 경력이 있는 인트사이트(IntSights)의 채리티 라이트 사이버 위협 정보 고문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표면의) 목표 뒤에 숨어있는 중국의 문화와 근본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이트 고문은 “중국은 세계 초강대국이 돼 중국 공산당을 최고 위치에 놓으려고 한다. 지금 중국이 강화하고 있는 감시·검열 시스템은 아주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군사기지 사건 발생 몇 주 후인 10월 16일, 국무부는 중국 외교관들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 관리들과 만나거나 특정 기관을 방문하기 앞서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는 엄격한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대사관은 이러한 새로운 규제에 대해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Vienna Convention)’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날 트위터에 “중국은 지금까지 중국 주재 미국 외교관과 영사관에 대해 그와 비슷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게재했다.

익명의 국무부 관료는 NYT에 “이 새로운 규정은 유엔을 포함해 미국 및 미국령의 어느 영토에서든지 모든 중국 외교 사절단의 업무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연방 검찰에 기소된 모든 경제 스파이 혐의 사건 중 80% 이상이 중국과 관련돼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스파이 행위이거나 기타 어떤 형태로든 미국 사회에 침투한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을 향한 계획(The China Initiative)’을 출범시켰다.

2018년 1월 이후, 중국 정보관리·전 미국 정보관리·중국 국적자·미국으로 귀화한 중국인 등 30개가 넘는 중국 관련 간첩 사건이 대서특필됐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7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FBI가 지적재산권 도용에 대해 1000건 이상의 수사를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중국을 첨단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중국 정권의 야심 찬 ‘중국제조 2025’ 사업은 로봇공학·항공우주·생명공학 등 10대 중점 산업으로 계획됐다.

미국의 전직 고위 정보 관리 책임자이자 ‘중국 정보 작전’의 저자인 니콜라스 에프티미에이즈는 검찰에 기소된 중국인 스파이 활동 464건의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했으며 “대부분은 ‘중국제조 2025’ 사업과 관련된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은 군사 전략·작전·기술력에 인공 지능(AI)을 통합해 종래로 차지했던 미국의 군사적 우월성 및 제재력을 무력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위원회는 AI군사 기술을 개발해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에 맞서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AI 기술을 국가 안보에 적용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