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권단체 “中공산당, 지난 3년간 16개국 언론에 영향력 강화”

김태영
2022년 10월 26일 오후 10:20 업데이트: 2022년 10월 31일 오후 6:07

중국 공산당(CCP)이 자국 언론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것을 넘어 이젠 전 세계에서 언론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美 프리덤하우스 “CCP, 최소 16개국서 미디어계 깊숙이 침투”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9월 ‘2022 중국의 글로벌 미디어 영향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30개국 중 16개국에서 CCP의 미디어 침투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보고서).

국가별로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페루, 케냐 등에서 CCP의 미디어 침투 수준이 높게 확인됐다. 특히 미국과 영국, 대만, 나이지리아에 대한 CCP의 미디어 침투 수준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대만의 경우 CCP 언론 침투 공작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 대응책이 잘 마련돼 있어 방어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경우 미디어에 대한 CCP의 영향력이 매우 높게 나왔지만 대응책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언론 자유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것과 함께 현지 정부가 중국을 경제 성장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점 등이 CCP의 언론 침투 공작에 더욱 취약하게된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CP, 세계 미디어 통제하려 사이버 공격·허위정보 유포 감행

보고서는 또한 최근 3년간 CCP가 전 세계 미디어에 침투해 언론의 논조와 보도 방향성을 통제하고 반중 보도를 억압하기 위해 각종 전술을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CCP에 불리한 보도나 의견을 게재하는 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사이버 공격, 가짜 소셜 미디어 계정을 사용한 허위 정보 유포, CCP에 우호적인 내용을 확산하기 위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고용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각국에서 취재 등을 위해 중국을 찾는 기자들에게 여행 경비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CCP는 전세계 미디어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CP는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국제적 명성을 가진 주류 언론에도 손을 뻗은 것으로 드러났다. CCP의 유료 콘텐츠를 실어준 미국의 주요 매체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USA 투데이, CNN, 그리고 포린 폴리시(FP) 등이 포함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CCP, 해외 언론 통제 캠페인에 몰두”…각국 정부에 경고

아울러 보고서는 이러한 CCP의 전 세계에 걸친 미디어 침투 공작은 앞으로 더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향후  많은 국가의 반중 인사, 언론인, 정치인들이 외교적 협박이나 인터넷 괴롭힘, 중국 정부에 고용된 인플루언서에 의한 여론 공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리덤 하우스의 마이클 J. 아브라모위츠 회장은 “중국 공산당은 세계에서 그들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통제하고 해외 언론들을 그들의 의도대로 조종하기 위한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를 향해 경고했다.

한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프리덤 하우스의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 공산당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차원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뿐”이라며 “이 보고서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닌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