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사령부 “중·러 우주군 고위층과 핫라인 설치 필요”

정향매
2023년 04월 26일 오전 11:37 업데이트: 2023년 04월 26일 오전 11:37

4월 17~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제38회 우주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국 우주사령부 관계자들은 중국·러시아 우주군 고위층과 소통할 수 있는 이른바 ‘홍색전화(red phone·수뇌부 간 보안 긴급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존 쇼 미 우주사령부 부사령관은 19일 발표에서 “우주 행동 규범, 운영자들 간 소통 방법이 필요하다. 이는 상업적 수준이나 미국·러시아·중국 등 국가적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쇼 부사령관은 “현재 우리는 그들과 소통할 방법이 없다. 이로 인한 오해, 잘못된 의사소통, 오판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앞서 2021년 11월, 자국 인공위성을 대상으로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 당시 폭파된 인공위성은 1500개 이상의 추격 가능한 파편과 수만 개의 추적 불가능한 미세 파편으로 분해됐다.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 이런 파편은 총알보다 7~8배 빠른 초속으로 움직인다. 지름 1cm이하 작은 하나도 우주비행사와 우주정거장 등에는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우주선으로 비활성 위성을 ‘묘지 궤도(일반적인 작동 궤도에서 떨어진 궤도)’로 던져 버리는 능력을 입증했다. 당시 중국 S-J 21호 위성은 자국 비활성 위성 BeiDou-2(G2)에 접근해 묘지 궤도에 떨어뜨린 뒤 다시 정지궤도(지구를 공전하는 인공위성의 궤도)로 돌아갔다. 중국 매체들은 해당 실험은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디펜스원은 “미 국방부는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국 위성이 공격 당하면 어떻게 응수할지 등에 대해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올 2월 미군의 우주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확립하기 위해 우주에서의 ‘8가지 특정 행동’을 승인하고 ‘책임 있는 우주 행동 원칙’ 5가지를 제시했다.  

제임스 디킨슨 우주사령부 사령관은  4월 18일 기자들에게 “국방부는 ‘세계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해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논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사령부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에 대비해 끊임없이 훈련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인공위성을 잡아 버리는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도 이미 세웠다”며 “우주사령부는 2년 전에 초기 작전 능력에 도달했고 올해 말에 이르면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출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은 2019년 12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국방수권법에 서명하며 우주군이 창설이 확정됐다. 2022년 12월 부터는 한국에도 주한우주군사령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도 우주군사령부를 두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개칭해 운영 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공군 내 우주 관련 조직을 통합한 ‘우주작전대대’를 창설했다. 올해 발표된 국방백서에서는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페트럼 관련 부대를 전략사령부의 범위 안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