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서 대만지원강화법안 발의…“5조8천억 군사지원”

한동훈
2022년 06월 21일 오전 11:27 업데이트: 2022년 06월 21일 오전 11:27

미국 상원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이 거센 반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법안은 대만을 주요 비(非)나토(NATO)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향후 4년간 45억 달러(약 5조8천억원) 규모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정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대만을 돕기 위해 매년 비축하는 전쟁준비금을 현행 2억 달러에서 5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주요 비나토 동맹국(Major non-NATO ally·MNNA)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미국과 전략적 관계를 맺는 동맹국을 일컫는다.

여기에는 한국, 일본, 호주 등이 포함돼 있다. 대만도 사실상 2003년부터 지정돼 있었으나, 이번에 이를 더 명확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또한 대만을 적대시하거나 대만에 위협을 가할 경우, 중화인민공화국(중공)에 광범위한 경제 제재로 막대한 비용을 부과하는 등 대만의 지원을 위한 매우 포괄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2022년 대만 정책 법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이 공동 발의했다. 대만 문제에 관해 의회 내에 당파를 초월한 합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두 의원은 성명에서 이 법안을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 이후 미국의 대만 정책에 관한 가장 대규모의 재정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만이 국제기구 및 다자간 무역협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이 법안은 중국의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 의회 내에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12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제19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누구든 대만을 분리 독립하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중국이 계속 대만을 압박하고 고립시키려 하기에, 대만 국민과 민주주의 편에 서겠다는 미국의 결의에 대해 의심이나 모호함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위협과 괴롭힘에 맞서, 대만과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미국의 절대적 약속을 획기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 법안은 미국-대만 양국의 군사적, 경제적 관계를 최근 수십 년 이래 최대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대만과 관련해,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공산주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을 향한 중국의 위협과 도발에 맞서 우리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두 상원의원이 위원회에서 표결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까지 상원 본회의에 법안을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 대통령 서명을 받아야 법안이 실제로 입법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방일 기간,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침공받을 경우 군사 개입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답해 중국에 상당한 충격을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