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듀럼 특검, 힐러리 캠프·민주당 관계자 재판소환장 발부

남창희
2022년 04월 27일 오전 11:45 업데이트: 2022년 04월 27일 오후 5:54

힐러리 클린턴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설 정보수집업체 퓨전 GPS, 법률회사(로펌) 퍼킨스 코이에 대한 재판 소환장이 발부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트럼프 캠프 사찰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법무부 존 듀럼 특검은 힐러리 캠프 변호사 마이클 서스만을 핵심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변으로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소환장 발부는 위증 혐의로 기소한 서스만의 혐의 입증을 위해 이뤄졌다.

듀럼 특검은 서스만 변호사가 힐러리 캠프, 민주당 전국위, 퓨전 GPS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 공개도 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현재 이 이메일들은 ‘변호사 비밀유지 특권’에 따라 보호받고 있다. 이 특권은 의뢰인이 변호사와 주고받은 정보를 비밀로 하도록 한다.

서스만 변호사는 2016년 대선 직전, FBI 법무자문에게 이른바 ‘트럼프 문건’을 건네 FBI가 트럼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도록 유도했다. 당시 서스만 변호사는 당시 힐러리 캠프 소속이었으나 “누구의 사주도 받지 않았다”며 허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FBI에 전달한 ‘트럼프 문건’은 힐러리 캠프의 의뢰를 받은 사설 정보업체 퓨전 GPS가 전직 영국 정보요원을 고용해 작성했다. 힐러리 캠프는 퓨전 GPS와 거래 관계를 감추기 위해 민주당 위원회의 법무를 담당하던 로펌 퍼킨스 코이를 중간에 끼워 넣은 것으로 특검은 파악하고 있다.

서스만 변호사의 위증 혐의를 추적하던 특검의 수사망에 걸려든 힐러리 캠프, 민주당 전국위, 퓨전 GPS, 퍼킨스 코이 등은 현재 서스만 변호사와의 관계가 ‘변호사-의뢰인’ 관계이며, 서스만 변호사가 FBI에 ‘트럼프 문건’을 제보한 일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2016년 대선 직전 터진 ‘트럼프-러시아 공모설’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새 정부를 출범시킨 후에도 이어졌다. 민주당의 맹공과 미국 주류 언론의 지원사격으로 2017년 5월 로버트 뮬러 특검이 발족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2년 만인 2019년 3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2019년 5월 듀럼 특검이 구성됐다. 듀럼 특검은 FBI가 ‘러시아-트럼프 공모설’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 듀럼 특검은 3년에 걸친 조사를 통해 힐러리와 캠프 참모진, 동맹 관계에 있던 개인과 단체들이 공모설을 조작해 FBI 수사를 촉발시켰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달 초 듀럼 특검은 퓨전 GPS가 언론과 접촉해 트럼프 문건을 퍼뜨리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법률 자문’, ‘전문지식 제공’이라는 회사 측 해명과 달리 네거티브 정보 생산자였다고 지적했다.

듀럼 특검은 23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서스만 변호사, 힐러리 캠프의 정보통신(IT) 기술책임자 로드니 조프, 퓨전 GPS 공동 창업자들이 민주당의 법무를 대행한 로펌 퍼킨스 코이 소속 마크 엘리어스 변호사(현재 퇴직)의 사무실에 한 번 이상 모여 논의했다고 밝혔다.

듀럼 특검은 또한 이 서류에서 이들이 모인 날짜가 2016년 8월 12일이었다는 점도 명시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서스만 변호사가 FBI 자문위원을 만나 ‘트럼프 문건’을 건낸 것은 같은 해 9월 18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11월 8일 미국 대선이 치러졌다.

마이클 서스만
힐러리 클린턴 측 변호사였던 마이클 서스만 | CNN/NTD 화면 캡처

서류에서는 “참가자들은 클린턴(힐러리)의 선거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작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작업은 트럼프와 그 측근들에 관한 부정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유포하는 것이었다”는 설명도 첨부했다.

특검에 따르면, 힐러리 캠프 IT 책임자였던 조프는 ‘러시아 공모설’을 꾸며내기 위한 ‘데이터 발굴’을 담당했다. 그는 IT 회사와 전문가 등을 모아 인터넷 트래픽을 분석해 빅데이터를 수집하며 트럼프와 러시아를 연결시킬 수 있는 정보를 샅샅이 찾도록 했다.

조프는 이를 위해 트럼프 및 측근들의 IP주소 등 정보를 이메일로 제공했는데, 수신자에는 퓨전GPS 직원들도 포함돼 있었다. 조프는 나중에 자신의 성과를 보고하면서 힐러리 캠프와 퍼킨스 코이 측에 “내가 찾은 정보에 만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고 특검 대변인은 밝혔다.

서스먼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특검의 이메일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고객정보로 보호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이번 재판 소환장 발부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듀럼 특검은 “이들이 대선 후보와 그 측근에 대한 부정적인 비공개 정보를 수집하고 유포하려는 목적으로 합작했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라고 재판 소환장 발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카타벨라 로버츠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