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동결했지만 연내 0.5%P 추가 인상 시사

한동훈
2023년 06월 15일 오전 10:29 업데이트: 2023년 06월 15일 오전 10:29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3개월 만에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앞으로 연내 두 차례 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혀 연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선을 그었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14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5.00~5.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FOM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금리 목표 범위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얻어 통화 정책의 영향을 평가하기로 했다”며 동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차기 FOMC 회의(7월 25~26일)까지 경제지표를 살피며 추가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인 0~0.25%로 낮췄고 3년 만인 작년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조정)을 시작으로 10회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CPI)가 전년 동월 대비 4.0% 오르며 2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폭을 기록하면서 6월 FOMC 회의에선 금리를 동결하고 이후 연내 인하로 전환하리라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확산됐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인 점도표에서 올 연말 최종 금리 전망치를 5.6%(중간값)로 올려 앞서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5.1%보다 0.5%포인트 높게 조정했다. 연내 0.5% 추가 인상을 시사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FOMC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최우선 목표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내려갔을 때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고 우리(FOMC 위원들)는 2~3년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2~3년 내에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으로도 해석된다.

인플레이션 2%는 미국 연준뿐만 아니라 고도성장기가 끝난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삼고 있는 목표이다. 독일, 영국 등의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 2%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이 수치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올해 2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수사학적으로” 2%를 제시한다며 3%로 상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도 연준의 목표 달성 확률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FOMC는 이번 회의 후 발표한 경제 전망 요약에서 올해 근원물가지수가 3.9%까지 오를 것이며 내년 2.6%, 2025년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지수는 원자재나 농산물 등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기초적인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나타낸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나 유가 변동 등 추가적인 충격이 없다면 2~3년 내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을 일부 뒷받침하는 자료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