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의 인터넷 검열 우회 프로그램 개발하던 2명 실형

한동훈
2023년 07월 11일 오후 7:16 업데이트: 2023년 07월 11일 오후 7:16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회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중국 상하이 정치안전보위대에 구금 중이던 중국인 2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비영리단체는 “불법 선고”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금방패 공정)을 우회해 중국에서 해외 웹사이트나 인터넷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업데이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리방화벽은 중국인들을 세계로부터 ‘정보’ 고립시키는 장벽 역할을 해왔다. 해외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들은 “세계 최대 전자감옥”,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베를린 장벽”이라고 부르며 세계적 갈등을 일으키는 최대 원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파룬따파 정보센터에 따르면 상하이 펑셴구 인민법원은 지난 6월 12일 상하이 시민 허빙강(河氷剛)과 그의 약혼녀 장이보(張軼博)에게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21년 10월 9일 상하이 창닝구에서 체포된 이후 1년 8개월 동안 창닝구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가 이번에 징역형이 선고됐다.

정보센터 측은 당국이 “정치안보(국내 안보)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고 변호사와의 접견마저 허용하지 않았다며 “불법 체포, 불법 구금에 이은 불법 선고”라고 지적했다.

센터 관계자는 작년 3월 10일 허씨의 변호사가 구치소에 갇힌 허씨와 전화통화가 허용됐지만 접견은 여전히 금지됐다고 밝혔다.

파룬궁 수련자인 허씨와 장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이전에도 파룬궁 수련자라는 이유만으로 여러 차례 부당한 처우를 겪어야 했다. 허씨는 이번 선고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총12년간 수감됐으며 이 기간 폭행을 당해 반신불수가 됐다.

15세때 상하이에서 청소년 발명상을 받기도 한 허씨는 명문 푸단대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2000년 강제 휴학 조치당하고 구금돼 있다가 이듬해 상하이 쉬후이구 인민법원에서 7년형을 선고받았다.

2007년 만기 출소한 허씨는 좌절하지 않고 개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설립했으나, 3년 만인 2010년 4월 창닝구 경찰에 다시 체포됐고, 이듬해 상하이 창닝구 인민법원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전까지 구치소에 갇혀 있던 허씨는 경찰의 폭행으로 허리를 다쳐 하반신 마비 증세가 왔으나 법원은 그대로 형 집행을 명령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정신력으로 총 12년의 옥고를 견디며 파룬궁 수련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만기 출소한 허씨는 부당한 탄압을 끝내고 더 이상의 비극을 막으려면 중국인들이 인터넷 검열을 피해 자유롭게 외국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됐고, 약혼녀 장씨와 함께 ‘만리방화벽’ 우회 프로그램인 ‘오게이트(oGate)’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전념하고 있었다.

허씨의 약혼녀 장씨는 외국계 기업의 상무이사로 소위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었으나 2009년 파룬궁 수련자라는 이유로 1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각종 질병을 앓았으나 파룬궁 수련 이후 건강을 회복해 계속 수련을 이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체포는 ‘오게이트’의 개발을 막으려는 중국 공산당의 전국적 진압 작전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체포를 실행한 정치안전보위대는 공안부 내에서도 가장 막강한 제1국(정치안전국) 산하 공안조직이다.

파룬따파 인포센터에 따르면, 두 사람 외에도 같은 날 중국 여러 지역에서 오게이트 개발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파룬궁 수련자들이 붙잡혔다. 중부 허베이성 스자좡의 저우리(周麗)와 왕빙청(王炳成), 남부 후난성 창사시의 장빙(張冰), 랴오닝성 푸(福)현에서는 궈쉬훙(郭旭宏) 등이다.

센터 관계자는 “파룬궁은 중국의 형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1999년 10월 전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제정한 종교조직 단속 규정에도 파룬궁이나 파룬따파의 명칭은 등장하지 않는다”며 “경찰의 체포는 사실 체포가 아니라 납치”라고 지적했다.

파룬궁(法輪功·법륜공)은 1999년 이래 중국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 정식 명칭은 파룬따파(法輪大法·법륜대법)이며, 진(眞)·선(善)·인(忍)을 원칙으로 심성을 향상하는 수련법이자 5가지 느리고 온화한 동작으로 구성된 건강법이기도 하다.

1999년 7월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해 본격적으로 박해가 시작되기 전까지 파룬따파는 중국에서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심신수련법으로 매우 인기기 높았다. 7천만 명~1억 명이 수련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