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나타낸 조각 : 피에타

류시화 인턴기자
2022년 11월 23일 오후 7:13 업데이트: 2022년 11월 23일 오후 7:13

자식을 잃은 부모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비극적인 장면 중 하나일 겁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이 비극적인 상황을 표현한 피에타 조각상을 통해 슬픔 속에서 빛과 희망을 찾는 법을 보여줬습니다.

1497년, 장 빌레르 드 라그라울라스 추기경은 당시 23세였던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에게 성 베드로 대성당에 비치할 대형 조각상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미켈란젤로는 피에타상을 완성해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연민과 안타까움을 의미합니다. 피에타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 예술가는 많았지만, 미켈란젤로는 23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이 주제를 풀어냈습니다.

이전의 예술가들은 예수의 깡마른 몸에 난 상처와 그의 죽음을 어둡게 묘사했고, 마리아의 슬퍼하는 표정을 강조해 보는 이로 하여금 연민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색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예수를 그리스 신처럼 완벽한 비율로 표현했습니다.

마리아의 품에 안긴 예수의 팔다리는 그녀의 무릎 위에 우아하게 걸쳐져 있습니다. 예수의 몸에서 상처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는 평화롭게 잠든 듯 보입니다.

죽음의 징후는 허벅지에 늘어진 근육, 어깨 뒤로 늘어진 얼굴과 힘없이 떨궈진 손에 피가 고인 모습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미 숨을 거둔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 또한 다른 작품들과는 다릅니다. 절규나 원망, 슬픔, 고통이 전혀 보이지 않는 마리아의 얼굴은 한없이 고요하고 엄숙합니다.

마리아의 표정은 누가복음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예수 잉태를 이야기했을 때 신의 말씀에 따르겠다며 결연하고 엄숙하게 대답한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묘사한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한 후 그녀의 앞에 예언된 시련들을 견뎌내는 강인하고 진실한 ‘성모’ 그 자체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섬세한 끌에서 탄생한 피에타상은 슬프고 암울한 순간을 빛과 어둠을 활용해 정교하게 묘사했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통해 잘 연마된 대리석은 눈부시게 빛납니다. 예수의 몸은 주위의 빛을 아름답게 반사합니다.

마리아 또한 빛나고 있지만, 그녀의 얼굴을 느슨하게 둘러싼 베일은 이마 주위에 그림자를 만들며 목 옆에 어둠을 깊게 드리웁니다.

접힌 치맛자락의 깊은 틈 사이는 빛을 삼킨 어둠의 골짜기가 짙습니다.

반면 마리아의 얼굴은 반사된 빛에 눈부시게 빛납니다. 그녀는 의연한 표정과 결연한 눈빛으로 예수의 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습니다. 매끄러운 대리석에 반사된 빛은 마리아와 예수를 아름답게 감싸 안습니다.

마리아는 자식을 잃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신에 대한 믿음과 선함 그리고 진실함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이에 초점을 두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잘 연마된 대리석과 빛으로 피에타상을 탄생시켰습니다.

어두운 시기에 위안을 얻고자 피에타상을 찾는 이들에게 마리아는 그녀 힘의 원천인 빛과 희망을 나눠줍니다.

이 아름다운 조각상은 바티칸시국의 성베드로 성당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