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밀린 위기의 애플…“中 공산당 시장 개입이 원인”

그레이스 싱
2024년 03월 15일 오전 10:33 업데이트: 2024년 03월 15일 오전 10:33

중국, 사회주의 노선 강화하면서 외국 기업 불똥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함에 따라 애플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데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올해 첫 6주 동안 지난해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20%에서 15.7%로 떨어졌다.

그 반면에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올해 들어 64% 급증했고, 점유율도 애플을 제치고 16.5%로 올랐다.

애플은 지난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의 50%, 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했다. 그러나 그해 2분기가 지나며 애플의 매출이 점차 떨어졌다.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로 큰 타격을 입은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생산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하며 반격을 꾀했다.

화웨이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메이트 60을 출시했다. 당시 중국 내에서 고조된 반미 감정을 이용해 ‘애국소비’ 마케팅을 펼치기 위함이었다.

이 전략이 통했는지,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화웨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중국의 기술 독립을 위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화웨이의 메이트 60은 출시 6주 만에 16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장멍멍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화웨이까지 부상함에 따라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지난 7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 침체, 실업률 상승도 애플의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가 어려워지고 수입이 줄어들자 저렴한 중국산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도시에서 남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의 로고가 보인다. | 연합뉴스

애국소비 열풍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화웨이의 플래그십(고가 모델) 스마트폰 판매량은 급증했다. 여기에는 애국소비 열풍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이 미국의 공급망 봉쇄를 돌파했다”고 선전했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각 부처 공무원들과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자국산 전자기기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술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탕징위안은 “중국공산당은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의도적으로 높이려는 목적으로 공무원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구매할 것을 부추겼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공무원들에게는 화웨이 제품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며 “이런 식으로 중국공산당이 시장에 개입함에 따라 화웨이의 판매량이 급증하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는 중국공산당이 서방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그들(중국)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의 미국 제품을 점차 자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점점 더 사회주의 노선으로 회귀하고, 다른 국가와의 디커플링을 심화함에 따라 이 같은 문제는 더욱 빈번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