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아동·여성 골라 노렸다…잔학행위 다수” 목격자들 증언

댄 M 버거(Dan M. Berger)
2023년 11월 17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23년 11월 17일 오후 3:17

지난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저지른 전쟁범죄와 관련, 전문가들이 “국제단체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2일 미 하버드대학교 유대인 학생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자로 강단에 선 법학자 코차브 엘카얌-레비는 당시 하마스가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여러 범죄를 언급했다. 해당 세미나에는 2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온라인상에 공개된 녹화본 또한 1만6000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10월 7일 여성과 아동에 대한 범죄에 관한 이스라엘 시민위원회’ 위원장인 엘카얌-레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테러 발생 이후 생존자 증언, 현장에서 수집된 증거들, 경찰 수사 및 시신 부검 내용, 의료진 소견,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여러 영상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광범위한 증거를 수집했다.

지난 10월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쉐파임에서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해당 장례식은 시신 없이 치러졌다.|Alexi J. Rosenfeld/Getty Images/연합뉴스

이날 엘카얌-레비 위원장은 앞서 10월 7일 하마스가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하고 여성과 아동에 대한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이를 규탄하기 위해 나선 국가나 국제기구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자리에 함께한 국제법 전문가이자 유엔(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을 지낸 루스 할페린-카다리는 “(테러 이후) 유엔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에 맞대응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동일시하는 데 급급한 성명만 내놨다”는 의견을 밝혔다.

할페린-카다리 전 유엔 위원은 “유엔 여성기구가 발표한 성명에서 눈에 띄는 점은 10월 7일에 자행된 실제 잔학 행위에 대해 완전히 침묵했다는 점”이라며 “그들은 하마스의 명칭을 거론하지 않았으며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대해서도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국제 인권 시스템 전체를 훼손한 태도라는 게 할페린-카다리 전 위원의 분석이다.

할페린-카다리 전 위원은 “물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이스라엘이 해야 할 일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10월 7일 이스라엘이 겪은 실제 사건을 정면으로 대하지 않는 것은 현대 인류사에서 가장 잔혹했던 행위를 부정하는 데 공모하는 행동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월 1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스데롯에서 시신이 수습되고 있다.|Violeta Santos Moura/Reuters/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예루살렘 하다사 메디컬센터의 데보라 바우만 박사는 하마스가 강간을 전쟁의 무기로 이용했다고 분석했다.

바우만 박사는 “여성은 안전의 상징이다. 남성이 전장에 나가 있을 때 가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여성이 다친다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쟁범죄의 피해자는 여성뿐만이 아니다. 현지 일간 하레츠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하마스 조직원은 상부로부터 유대인 아이들을 살해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할페린-카다리 전 위원은 체포한 하마스 조직원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인용, “그들은 여성을 노렸고, 어린이를 노렸으며, 원하는 만큼 잔인하게 행동하라는 분명하고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짚었다.

지난 10월 30일(현지 시간) 하마스가 인질로 붙잡은 이스라엘 여성 엘레나 트루파노브, 다니엘레 알로니, 리몬 키르슈트(왼쪽부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Al-Qassam Brigade, Military Wing of Hamas via Telegram/Handout via Reuters/연합뉴스

이에 더해 엘카얌-레비 위원장은 “하마스는 임산부까지 고문하고 산 채로 배를 갈랐다”며 실제 해당 장면이 포착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생존자는 인터뷰에서 “몇 시간 동안 숨어 있으면서 사람들이 목숨을 구걸하고, 죽어가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이스라엘 키부츠 한 자택에 출동한 구조대원은 “14~15세 정도 되는 10대 여자아이가 잔인하게 강간당한 뒤 살해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시신 수습 작업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은 “여성들 말고도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성폭력을 당했다. 노인 여성들도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할머니부터 아기들까지, 고문과 야만에 시달린 흔적이 가득한 시신이 많다.”

한편,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수사관들은 현재도 하마스가 저지른 수많은 잔학 행위를 조사하고 밝혀내는 중이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