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시진핑 연임을 축하하지 않는가

리무양
2018년 3월 22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중국에는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면 일을 이룰 수 없다(沒有規矩,不成方圓)’는 옛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규범에 따라 행하지 않으면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지금까지 규범을 따른 적이 없는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이제 강제로 쓰디쓴 과실을 삼켜야 할 상황에 놓였다.

중공 양회가 끝나가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새로운 외교팀도 확정됐다.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중공 최고위 외교관에 오르면서 미국과의 관계 처리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왕이(王毅)는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중공의 외교 등급도 향상됐다. 이 외에도 시 주석의 경제브레인 류허(劉鶴) 역시 부총리로 승진하면서 미국과의 경제 무역에 주력할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이미 정치국 위원에 진입한 양제츠(楊潔篪) 외사판공실 주임도 가세했다. 외교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중공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미 관계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말파스(David Malpass) 미국 재정부 국제담당 차관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시장 자유화에서 이탈해 양국의 소통창구였던 ‘포괄적 경제대화(CED)’도 중단됐다”고 전했다. 말파스 차관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실망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중국과의 비공식적인 소통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연이어 중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행보를 보이며 무역제재의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대해 중국은 줄곧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싶어 하는 건 분명하지만,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려 하는 게 더 크다. 무역전쟁은 중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미국 언론은 “미국이 현재 중국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일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며, 매년 최소 3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내 중국의 투자를 통제하고, 중국 유학생 및 학자, 관리자의 비자를 제한하며, 중국이 저지른 무역 규칙 위반 사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지명된 래리 커들로(Lawrence Alan Larry Kudlow·71)는 보수파 경제학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기존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대형 무역 파트너 및 동맹국을 이끌고 중국에 대항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보도만으로도 중국은 이미 초조하고 불안하지만, 이 내용이 가장 주요한 사안은 아니다. 중공은 또 다른 문제가 줄지어 일어난 직후 또 한 번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직접 서명하면서 미국-대만 간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이는 1979년 미국의 ‘대만관계법’ 입법 이후 가장 큰 움직임이다. 중국의 한 연구원은 “대만여행법이 이미 중-미 관계의 정치기반을 서서히 바닥내고 있다” “중-미간 무역전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17일 중국 국가주석 연임에 성공했다. 국제관례상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 원수라면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개인적으로 관계가 좋고 시 주석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가장 먼저 축전을 보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시 주석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10월 중공 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연임하자 전하를 걸어 와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오 개월 후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실로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외부에서는 중-미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심지어 ‘중국이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향후 행정부처가 대만여행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집행하던, 이 입법 과정과 서명 발효 자체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입장이 크게 변화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정책 결정에 참여한 한 중공 관료는 ‘월스트리트저널과(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달리느라 죽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밝혀졌듯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은 흔히 말하는 ‘기분파’이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신념을 갖고 행동한다. 말과 행동이 간결하고 재빨라 머뭇거림도 없다.

중-미 경제대화의 메커니즘은 조지. W. 부시 정부부터 시작됐다. 당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경제 대화를 전략적 대화에서 분리해 재정 부처가 전담하도록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에 소위 ‘중-미 전략 및 경제 대화’는 다시 이어졌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중국과 담판을 내려는 듯 보였어도 당시 물밑으로는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며 중공과의 대화를 지속하지 않았다. 취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이익을 우선순위에 두고,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강조했다. 그러나 중공은 여전히 과거의 미국 대통령들을 대했던 수법을 유지하고 있다. 작은 이익으로 매수하고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은 뒤 또 다시 공공연하게 국제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수법이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날린 또 하나의 강펀치로 인해 중공은 아우성치고 있다.

‘권하는 술은 안마시고 벌주는 마신다(敬酒不吃吃罰酒)’는 속담이 있다. 중공은 국제적인 규칙을 줄곧 무시해왔고, 무역 규칙을 파괴했다. 세계적 보편 가치를 무시하고 국내외의 문제를 제멋대로 처리했다. 시 주석이 외교팀을 재정비하고 보완했지만, 중공이 남긴 쓰레기와 같은 방식으로 국제무역과 국제관계를 처리한다면, 중공이 억지로 삼켜야 할 쓴 과실은 계속 커져갈 것이며 점점 더 삼키기 힘들어질 것이다.

중국인들은 ‘일에 대해서 논하지 사람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對事不對人)’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유민주주의 사회와 독재 폭정 체제는 타고난 상극관계다. 시 주석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하늘의 뜻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공산당 체제를 포기하는 길이 유일하다. 기회를 놓치면 안 되고 지체해서도 안되며 빠를수록 좋다. 밤이 길면 꿈이 많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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