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바이든의 對중국 ‘전략적 모호성’ 정책, 얼마나 갈까?

2021년 7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7월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해온 대중국 정책의 기조는 ‘전략적 모호성’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대한 규제를 조금씩 풀어주는 동시에 강경해 보이는 금지령을 일부 채택했다. 일례로 6월 이후 바이든은 틱톡과 위챗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금지령을 철회한 반면,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해 국내 정치의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진보파 및 2018년 이래 침묵을 지켜오던 판다허거들(Panda Hugger·중국공산당의 지지를 받는 친중공 정치인들)이 드디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진보파 인권단체 및 싱크탱크 인사들도 5월 이후 줄곧 각종 채널을 통해 바이든 정부에 대중 우호정책을 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뼛속까지 친공(親共)인 미국 진보파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40여 개 진보 단체가 7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과의 기후 변화 협력을 우선시하고, 중국의 홍콩 탄압과 위구르 무슬림 강제 구금 등의 문제에 대립적으로 접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서한에 서명한 진보단체는 ‘일출운동(Sunrise Movement)’, ‘참여 과학자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저스트 포린 폴리시(Just Foreign Policy)’,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 등이다. 여기서 반드시 지적해야 할 것은 이들 단체가 이런 서한을 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지난 5월 이후 3번째라는 점이다.

5월 첫 번째 행동은 저명한 극좌파 의원과 60개 활동조직이 대통령에게 “중국을 21세기 소련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 일한 오마르(Ilhan Omar)는 당시 “우리는 중국 정부의 인권기록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중국을 우리 국내 문제의 희생양으로 삼고 중국계 미국인들을 악마화하는 냉전적 사고방식을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 7월 초순에는 약 30개 단체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의회에서 통과시키려는 반중 법안은 덜 대립적인 버전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폴리티코는 이것이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민주당 진보파와 온건파 사이의 최신 대결이라고 분석했다. 전자는 기후변화 문제에 협력하는 것이 중국과의 경쟁보다 우선한다고 보는 반면, 후자는 정부가 이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고 본다. 폴리티코는 “이런 민주당 내부의 힘겨루기가 앞으로 수년간의 미중 관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물론 미국 민주당 진보파(극좌세력)가 뼛속까지 중국공산당 전체주의 문화에 친화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한다는 점에서는 이념적으로 일맥상통한다. 그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투쟁 전략이 마오쩌둥식 문화대혁명의 복사판이란 점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입장과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 취소문화, 신분 정치 그리고 역사 인물을 먹칠하고 제거하는 ‘역사 허무주의’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같다. 소위 인권이란 구호는 자금을 모으고 정치투쟁을 위한 생존수단에 불과하다.

‘판다허거’의 복귀

5월 이래 극좌파 서신에 대해 냉담하게 대하던 미국 싱크탱크가 이번에는 마침내 출동했다. 이들이 애초에 바이든을 지지했던 이유는 ‘디펀드 더 폴리스(Defund the Police·경찰 예산 삭감) 문제, 성소수자(LGBTQ) 문제, 심리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선택하는 문제, 기후변화 문제 등 진보주의 의제에 특별히 열정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의 대중 정책에 응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번에 태도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10일 자 보도에서 재계 엘리트 및 싱크탱크의 의견을 열거했다. ‘바이든의 대중 정책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아주 유사해 보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들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반트럼프 연대에 동참한 자들의 최대 공약수는 트럼프를 반대하는 것이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는 다 다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중 정책의 3대 축으로 △미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강화, △트럼프 집권 기간에 손상된 동맹국들과의 관계 재건, △중국(공산당)과 경쟁하는 영역과 협력하는 영역을 정하는 것을 꼽는다. 이 중 싱크탱크 인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만 문제다.

6월 초순 미국 하원의원 3명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 관리들과 대만-미국 관계와 지역 안보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또 바이든 정부는 지난 6월 10일 대만과 무역 및 투자회담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싱크탱크 인사들은 이것이 베이징의 반발을 샀다고 봤다. 베이징은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과의 무역회담을 피하고 중국에 중점을 두었는데, 바이든 정부는 그보다 더 멀리 갔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아직 타이베이와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문제 전문가 데이비드 달러(David Dollar)는 중국과 얽혀 있는 세계 경제를 언급하며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시도는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 나는 이것을 자멸적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마땅히 더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그동안 노골적인 친중 성향을 드러냈다. 트럼프가  2018년 3월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한 후 불과 20일도 안 된 4월 9일 ‘중국에 대한 관세가 미국 노동자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중국 측이 역제재 차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미국 카운티에 미치는 영향까지 세분화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터지면 공화당 표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가령 중국 측이 미국산 돼지고기와 콩 두 품목만 관세를 올려도 공화당 우위의 미국 중서부 지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대두(大豆) 전략’를 채택해 트럼프 표밭을 정밀 공격하도록 베이징에 친절히 가르쳐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양대 정치 단체의 영향력, 얼마나 클까?

이 양대 정치 단체의 영향력은 큰 차이가 있지만, 이번에 대중 정책에서 잠시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민주당 내 극좌세력은 인원은 온건파보다 적지만, 전투력이 아주 강하고 지지 기반도 만만찮다. 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먼 사례를 동원할 필요는 없다. 2020년 대선 당시 오바마와 온건파가 바이든을 지지한 것은 그가 좌파 진영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공약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경제적으로는 기업이 두려워하는 고세율 정책을 채택하지 않고 친환경 정책도 수위를 낮출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이 경선 당시, 특히 대선에 임박해서 했던 주장은 민주당의 극단 진보파와 가까웠다. 좌파 진영은 이에 불만이 있었지만 바이든 진영에서는 아주 정교한 계산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극단 진보파들이 전력으로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선을 조종한 민주동맹의 주체가 바로 이들인데, 특히 말단 선거센터를 장악한 BLM(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극단 진보파가 차지하는 인구 비율은 얼마나 될까? 권위 있는 통계 수치는 없지만 필자에게는 그 비율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라스무센이 2020년 5월 말부터 진행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가치관(가치관 성향이 심한 정책 포함)과 관련된 조사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즉 극단적 진보파의 주장에 찬성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23% 전후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7월 8일 라스무센 전국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 78%가 학교에서 서양 문명의 전통 가치관을 전수하는 것이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 중 52%는 아주 중요하다고 보았지만, 23%는 전통 교육에 반대하고 지금의 진보주의 교육에 찬성했다.

7월 7일과 8일 여론조사에서 “당신은 ‘매체가 확실히 국민의 적이다’라는 주장에 동의합니까?”라는 질문에서 응답자 58%는 찬성했고 23%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23%라는 이 비율은 2020년 7월 1일 ‘경찰 예산 취소(Defend The Police)’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5월 하순부터 시작된 BLM운동으로 미국 전역의 형사사건이 급증했는데도  23%는 여전히 경찰 예산 취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2020년 5월부터 11월까지 극좌 광풍이 분 기간에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약간 많았다. 2020년 6월 17일 여론조사는 BLM운동이 미국을 석권하던 때인데,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LivesMatter)’가 ‘모든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다(AllLivesMatter)’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0%에 달했다. 그러다 바이든 취임 이후 광적인 열기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올 4월 30일 여론조사에서는 사회주의를 명확하게 인정하는 비율이 18%로 떨어졌다.

또 바이든 정부의 국경 개방과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 라스무센이 지난 5월 1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가 ‘위기’로 인식했고, 20%만 위기가 아니라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비율이 인구의 40%인데 23%라면 절반이 넘는다. 민주당이 좌경화됐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이래 의회 중간선거에서 진보파의 실전 능력과 2020년 대선에서 담당한 역할을 보면 민주당 온건파는 근본적으로 극단 진보파의 주장을 부정하지 못한다.

지난 5월 중순 팔레스타인 하마스 조직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가한 이후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 것도 같은 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보수파는 이스라엘을 지지한 반면 민주당 좌파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반대했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한 당내 젊은 층의 견해는 당내 보수파와 심하게 엇갈렸는데, 이들의 온라인 활동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정부에 대한 싱크탱크의 영향력

미국 재계, 특히 다국적 재단, 금융계, 월가는 모두 친베이징 성향이다. 싱크탱크는 극소수 보수파 싱크탱크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친베이징 성향이다. 이 세력들이 힘을 합쳐 클린턴 정부 이후 20여 년간 미국의 대중 정책을 주도해왔다.

트럼프 정부가 대중 정책을 바꾸자 판다허거들은 큰 타격을 입고 한동안 칩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2020년 대선 이후 그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이든 취임 후 중국이 최고 경제회의인 ‘중국발전고위급포럼 2021’을 개최하자 클린턴 정부 때부터 아들 부시 정부, 오바마 정부 때까지 미국의 대중 정책을 주도했던 판다허거 핵심 인물 상당수가 참가했다.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전임 위원장 2명 및 현 위원, 하버드대·스탠퍼드대·예일대·콜롬비아대·뉴욕대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6명, 친민주당 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페터슨 국제경제연구소·카네기 국제평화재단·미중관계 전국위원회·미중무역 전국위원회 회장 및 전임 회장, 포드 재단 이사장,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등이 출석했다. 이들 기구와 인사들은 약 20여 년간 미국의 대중 정책을 주도해왔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바이든은 대선 이전부터 대선 기간까지 줄곧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들 헌터가 중국과 이해관계로 얽혀 있음이 폭로되고, 트럼프 재임 기간 대중 정책에 큰 변화가 더해졌고, 또 중국이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의 발원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짐에 따라 바이든 정부는 일시적으로 ‘전략적 모호성’ 전략으로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시기가 무르익고 진보파와 판다허거들이 적절한 핑계거리를 마련해 주면 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은 끝장날 것이다.

/허칭롄(何清漣)·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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