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주의 정상회담’ 취지 망각한 바이든의 민주당 홍보

허칭롄(何淸漣)
2021년 12월 21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21일

세계 언론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성격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놨고, 기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해 결집하는 모임으로 보았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러를 빼고 대만을 초청했다는 이유로 미국을 성토하는 글로 지면을 도배했다.

9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새 투표법안(‘국민을 위한 법안’의 변종)’을 홍보한 후에야 유력 언론들은 자신들의 추측이 빗나갔음을 알아차렸다. 이들은 바이든의 모두발언 내용을 급히 전했지만 보도 열기는 싸늘히 식었다.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세계 각국의 좌파 정부와 매체들의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대대적으로 검증한 셈이다.

‘미국식 민주주의’를 홍보 위한 무대

필자는 정상회의 당일 바이든과 해리스의 연설을 보고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전 세계가 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중·러에 대응하기 위한 모임인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첫날 회의의 초점을 보면 바이든은 자신의 부정선거를 세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근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바이든이 모두발언에서 선거의 무결성, 선거에서의 기술 응용(실제로 도미니언 투표기의 보편적인 사용), 반부패 등을 골자로 하는 민주당의 경험을 돈을 들여 널리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해리스가 미국 의회가 ‘국민을 위한 법안(For the People Act·H.R.1)’을 원본으로 하는 새 투표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는 점이다.

이 트윗을 게시한 후, 필자는 미국 중·영문 매체를 두루 살펴보다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미국 좌편향 매체들은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반부패 주제를 주로 강조하면서 2020년 이후의 미국식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주제는 슬쩍 언급만 했고 심지어 유권자 압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포장한 새 선거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주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바이든 발언의 진짜 주제는 그가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민주주의 경신을 위한 대통령 구상(Presidential Initiative for Democratic Renewal)’이라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앞으로 1년간 4억2400만 달러(약 33억 홍콩달러)를 5개 분야에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다.

5개 지원 분야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 국제 부패 척결, 민주주의 개혁 강화,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증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지원 등이다.

바이든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와 정치적 절차를 수호하기 위해 선거 무결성을 강화하고 민주 선거를 수호하는 혁신적 방법을 시도하고 확산할 것 등을 주창했다.

무엇보다도 바이든은 미국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의 진정한 리더이기에 각국이 계속해서 따라와달라’는 것이다.

필자는 2020년 대선을 거치면서 수많은 부정선거 사례를 목격했고, 좌편향 매체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부정선거로 얻은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지난 2월 6일 자 타임지에 실린 ‘2020년 대선을 살린 그림자 선거의 비밀 역사(The Secret History of the Shadow Campaign That Saved the 2020 Election)’가 그 사례 중 하나다. 그래서 바이든의 입을 통해 ‘선거 무결성’이란 말을 들었을 때 진실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바이든의 파트너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유권자 ID 검증에 중점을 둔 공화당 주(州)의 입법을 ‘유권자 탄압’이라고 비난하며 미국 의회에 반드시 민주당의 투표법안, 즉 2019-H·R·1 법안을 본뜬 ‘국민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의 1인 1표 선거 전통을 훼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법안은 유권자 ID 검증 폐지, 16세 이상 투표 가능, 사전투표와 대규모 우편투표 부활, 중범죄자 투표 부활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미 공화당과 일부 언론(CNN, 뉴욕타임스 제외)으로부터 민주당 영구 집권을 목표로 미국 헌정을 전복하려는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민주당 중진인 조 만친(Joe Manchin) 상원의원도 이 법안을 비판했다. 그는 6월 찰스톤 가제트메일(Charleston Gazette-Mail)에 기고한 글에서 “당파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투표와 선거개혁이 약화하고 있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나는 ‘국민을 위한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국내 의제를 국제 무대에서 언급하는 이유?

미국 정부의 두 수장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민주당의 주장을 홍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민주당이 동맹국의 힘을 빌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부적합하다고 과장해서 비판하던 데서 얻은 지혜(?)이기도 하다.

올해 백악관의 국정 운영 성적은 매우 나쁘다. 사회 치안이 급속히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이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민주당이 관할하는 샌프란시스코·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 등 20여 개 주요 도시에서는 약탈과 집단 폭력 사건이 빈발했다. 추수감사절 기간 이들 도시의 상가는 약탈자들의 발길을 피할 수 없었다. 이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불만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라스무센리포트가 10월 1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부정선거가 2020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는 4월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수치로, 이때는 51%가 “바이든의 선거가 부정선거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당시는 민주당이 ‘자유선거 개혁’을 강행하고 신분증 검증을 요구하는 공화당 주(州)의 투표 개혁을 막으려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민주당 중진 하원의원 12명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발단이 됐다. 지난 5월 한 남학생이 스커트를 입고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으로, 이 사건이 발생한 후 민주당을 지지하던 학부모들이 자녀 안전을 우려하며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고, 결국 민주당은 패배했다.

그 후 12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이 2022년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30년 넘게 하원의원을 지낸 데이비드 프라이스(David Price·노스캐롤라이나주)와 마이크 도일(Mike Doyle·펜실베이니아주)의 불출마 결정이 눈길을 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주에서 유권자의 신원을 검증하는 주법이 시행되면 민주당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것이 분명하다. 다급해진 바이든과 해리스가 유권자의 신분을 검증하는 공화당의 입법에 반대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이용해 홍보하며 민주당 표심을 넓히는 선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의회를 압박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바이든과 해리스가 연설한 진짜 목적이다.

각국 지도자들, ‘바보인 척’하는 이는 있어도 진짜 바보는 없다

지금까지 미국 좌파들이 이렇게 미국을 망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큰 가업을 다 망치려면 그래도 몇 년은 걸릴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 맏형이고, 그래서 각국 정부가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관례대로 축하했다.

그런데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유권자 ID를 확인하는 것을 유권자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우편투표, 16세 이상 청소년 투표, 유권자 ID 불검증 등 사기행각을 ‘선거 무결성’으로 포장해 홍보하고 있다. 이는 그야말로 참가국 지도자들의 지능을 깔보는 것이 아닌가?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12월 10일 ‘제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유럽·프랑스·인도 지도자가 잇달아 발언했다’라는 제목으로 여러 국가 지도자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그들이 어리숙해 보일 수는 있어도 정말 어리석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말 속에 ‘가시’가 한두 개 들어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저마다 다르고 독특하다. 하지만 국민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하나로 귀결된다. 표 한 장으로 (정치) 상황을 바꾸는 것은 국민이 권력을 부여하고 박탈하는 데서 비롯되고, 상호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데서 비롯된다.”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둘도 없다. … 오늘날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와 국민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화가 많이 되고 있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우리의 민주국가에 거대한 기회를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위험도 가져왔다.” –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여럿 있다면, … 나는 우리의 파트너가 그들만의 패러다임을 강화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가르치거나 획일적인 모델을 통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출현을 촉진하는 것을 통해 실현한다. … ‘1인 1표’ 이념을 창안한 프랑스와 유럽은 이(민주주의) ‘행동의 해’를 발의하는 과정에 참여할 것이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세계 각 지역은 각자 다른 민주주의 발전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들의 발언에는 ‘2020년 이후의 미국식 민주주의를 배우겠다’거나 바이든 해리스의 발언 취지에 호응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독특하다” “다르다”면서 “우리는 모두 우리의 민주주의를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이는 그들이 ‘2020년 이후의 미국식 민주주의’를 추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셸 위원장이 디지털화의 위험을 언급한 것은 구글, 트위터 등 하이테크 회사와 소셜미디어가 미국 대선에 하이테크 수단으로 개입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1인 1표’를 강조한 것은 실제 유권자에게만 투표권을 주자는 것이지 ID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상의 우편투표 유권자에게도 투표권을 허용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참고로 바이든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아직 보이콧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고, 독일의 새 총리는 외교적 보이콧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취한 일련의 행보는 2020년 미국 대선에 대한 이 나라의 시각을 말해준다. 영국 정부는 2020년 12월 15일 구글·페이스북·유튜브·왓츠앱·트위터 등 거대 네트워크 미디어 플랫폼에 새로운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는 ‘온라인 보안 입법’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여왕은 지난 5월 11일 국회 개회식에서 유권자가 반드시 사진이 있는 ID를 제시하도록 정부가 ‘선거 무결성 법안(Electoral Integrity Bill)’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막강한 소프트파워를 가지고 있고, 이 소프트파워는 국가 신용 위에 세워졌다. 국가 신용이 좋은 미국은 이로써 세계 민주주의의 등대가 됐고, 세계적으로 제3의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부터 미국의 소프트 파워는 날로 약해졌고, 2020년 대선을 치르고 바이든이 집권하면서부터 크게 파괴됐다. 세계는 단기간에 세뇌할 수 있는 뉴욕타임스나 CNN과 같은 민주당 대변자가 아니다.

바이든 정부는 1인 1표 선거제를 파괴한 뒤에도 선거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HR1 방안을 선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이용해 세계에 보급하려 하고 있다. 그 결과는 가히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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