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제·기술 지원했지만…중국에 뒤통수 맞은 이스라엘

저우샤오후이(周曉輝)
2023년 10월 16일 오후 6:3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5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하마스를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중립을 표방하며 비난이나 규탄을 회피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국들이 냉정을 유지하고 즉각 휴전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애매한 태도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와 기술 발전을 지지해 온 이스라엘로서는 중국 당국의 이 같은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이스라엘은 경제 무역과 첨단 기술 방면에서 중국 공산당을 지원했다. 특히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터진 이후 결정적 도움을 줬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며 AI(인공지능)를 비롯, 첨단 영역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2018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첨단기술 절도를 막기 위해 기술 봉쇄 조치를 취했고, 유럽연합(EU)도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이 손을 잡은 것이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을 통해 미국 등 서방 기술을 얻기 위함이었다.

2018년 10월, 왕치산(王岐山) 당시 국가 부주석은 대표단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방문해 제4차 ‘중국-이스라엘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양국은 2014년 ‘혁신 협력위원회’를 설치, 매년 상호 방문하고 있으며 이번 ‘혁신 정상회의’는 왕 부주석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동으로 주재했다.

2017년 3월, 중국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양국간 ‘혁신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이스라엘이 작성한 ‘혁신 협력 3개년 계획’에 따르면 양측 협력은 농업, 수자원 관리, 정보 기술, 정보 보안, 생명 공학, 의료 서비스, 인공지능 등 중요한 분야를 포함한다.

양측 합의에는 이스라엘 전문가들이 중국에 가서 기술 지도를 하고, 중국 기술팀이 이스라엘에 가서 첨단 기술을 훈련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2015년 1월 류옌둥(劉延東) 당시 국무원 부총리와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현판 제막식을 개최한 ‘중국 이스라엘 창저우(常州) 혁신단지’는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중국 최초의 혁신 시범단지다.

이 단지의 이스라엘 주재 사무실 책임자 왕양(汪洋)에 따르면, 혁신단지가 제공하는 여러 플랫폼에는 전국 최초의 중국-이스라엘 혁신 투자 펀드가 포함됐다. 이는 이스라엘 첨단 기술 프로젝트에 특화된 총 100억 위안의 투자 펀드이다. 또한 인재 및 외국 전문가 서비스 플랫폼도 있다. 여기에는 2000개의 이스라엘 고급 기술 협력 플랫폼이 포함된다.

2016년 3월, 베이징은 이스라엘에 투자해 ‘테크코드 이스라엘 이노베이션 센터(Techcode Israel Innovation Center)’를 설립했다. ‘이스라엘 혁신청’ 아비 루브톤 아태지역 총책임자는 “지난 10년 동안 이스라엘-중국 첨단기술 협력의 발전은 전례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자랑하는 군용·민간용 드론 기술도 처음에는 이스라엘에서 도입했다. 지난 2일 중국 소후닷컴은 “이스라엘 드론을 수입해 시작한 중국은 성공적으로 ‘선생님’을 물리치고 중동에서 큰 수주를 잇달아 따냈다”는 글을 올렸다.

기사는 “냉전 후기부터 중동의 군사 강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은 군용 드론 제품을 적지 않게 출시했는데, 그중 일부 모델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많은 국가가 도입했다”고 했다. 또 “1990년대 해방군도 이스라엘의 ‘하피’ 자폭드론을 수입해 상당 부분 역공학을 통해 모방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국내 민간 기업들도 ‘하피’의 기체 역학적 외형을 벤치마킹한 후 새로운 유형의 자폭드론을 출시했다”고 했다.

중국은 모방 제작 단계를 거쳐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한 무인 정찰공격기 ‘이룽(翼龍)’을 출시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적재중량, 항속거리, 정밀 타격 능력 등에서 이스라엘 드론을 능가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바이어를 가로챌수 있었다.

이제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도운 이스라엘은 뒤통수를 맞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한 무인기와 로켓탄은 표면적으로는 이란에서 나온 것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산이다.

일찌기 이스라엘이 중국을 지원하고 협력하는 데 대한 경고가 나온 바 있다. 2018년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이스라엘의 한 안보 당국자가 “중국과의 무역 거래는 이스라엘에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해 10월 11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두 가지를 우려했다. 중국 기업이 이스라엘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과 베이징이 이스라엘의 최첨단 기술을 구입하는 것이었다(기사 링크[영문]).

당시 이스라엘의 한 정보기관 수장은 주요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 건설 노동자들이 민감한 설비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3년 하이파항만의 개발·운영권을 중국의 ‘상하이 국제항무집단(SIPG)’에 주었다. 하이파항은 미군 6함대의 주요 정박지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관리들은 민-군 이중 용도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정보 수집 및 감시 등 치안·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인터넷 기술과 관련된 제품들이다.

브라임 할레비 전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 국장은 “이스라엘은 물론 중국과 거래해야 하지만, 핵심 경제 자산과 가치 있는 기술 지식을 (중국에) 팔아 넘기지 않도록 규제하는 엄격한 메커니즘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기사 링크[영문]).

이러한 이스라엘 관리들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미국과 유럽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의 이탈을 가속화하면서 세계는 중국 공산당이 온갖 혼란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렇다면 하마스의 공습은 이스라엘에 어떤 교훈을 남기게 될까. 그것은 중국 공산당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며, 그를 돕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스라엘인들의 가장 큰 오해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인을 구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탄압을 피해 탈출했고 일부는 중국으로 향했다. 그때 그들의 중국행을 도운 것은 중화민국(오늘날 대만) 외교관들이었고, 중국으로 탈출한 이스라엘인들을 잘 대해준 것은 평범한 중국인들이었다.

반면, 위선의 가면을 쓰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중국인을 살해하고 불구로 만든 것은 중국 공산당이었다. 즉 이스라엘이 1992년 수교를 맺고 도운 것은 은인(중국)이 아니라 은인을 해친 원수(중국 공산당)였던 셈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정말로 중국인의 친절에 보답하고 싶다면 여전히 방법이 있다. 바로 미국 및 유럽과 함께 중국 공산당을 포위하는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