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中 3대 주요정책 급전환…공산당 통치 위기 신호

장톈량
2022년 12월 22일 오후 4:5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2일 오후 4:51

최근 중국 공산당 당국은 그동안 실시해온 3가지 비정상적인 정책을 180도 바꿨다.

하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것이고, 또 하나는 민간기업 규제를 푼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회계 당국의 감사를 수용한 것이다.

이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 정권 위기에 몰린 중국 공산당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경제 분야에서 중대한 양보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제재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정책 전환 과정을 보면 시진핑이 마오쩌둥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을 경제적으로 성과를 내려고 했지만 실패하자 순식간에 정치 투쟁으로 선회해 경제 정책의 실패를 만회하려 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방역 정책을 전면 통제에서 완전 개방으로 180도 전환했다. 이러한 급작스러운 정책 전환 사례는 작년에도 있었다.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해온 시진핑은 작년에 전력난에 봉착하자 정책을 바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하고 석탄화력발전량을 늘렸다.

이번에 방역 정책을 급히 바꾼 주된 이유도 경제 문제일 것이다.

지난 11월 15일 중국 베이징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AP/연합뉴스

개혁개방과 민영기업의 발전을 대대적으로 거론

최근 리커창 총리에서부터 왕치산 부주석, 리창 정치국 상무위원,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위 관료가 공개석상에서 개혁개방과 민간기업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이 지난해 줄곧 주장해온 ‘공동부유’와 ‘3차 분배’ 등과 배치되는 견해다.

지난해 중국 관영 매체들이 앞다퉈 인터넷 논객 리광만(李光滿)의 글을 실었다. 그는 이 글에서 “공동부유의 길은 자본 집단에서 인민대중으로의 회귀이며, 자본 중심에서 인민 중심으로의 변혁이자 사회주의 본질로의 회귀다”라고 했다. 당시의 분위기는 모든 민영기업이 타격을 입게 되고, 나라 전체의 정치가 문화대혁명 시기로 회귀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중국 당국은 또 ‘공동부유’를 위한 이른바 ‘3차 분배’를 들고나왔다. 1차 분배는 노동에 따른 분배, 2차 분배는 세금과 사회복지, 3차 분배는 기업에 의한 이른바 자선 기부를 뜻한다. 즉 이런 3차 분배를 통해 사회적 부를 더욱 균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공동부유’와 ‘3차 분배’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美 회계 감독기구, 사상 처음으로 中 기업 회계법인 전면 감사

미국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12월 15일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을 전면 감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중국 당국은 오랫동안 ‘국가 주권’을 내세워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PCAOB의 회계 감사를 거부해왔다.

2020년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커피가 약 4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스캔들로 미국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주가는 회계 부정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만 75% 넘게 폭락해 약 6조 원대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루이싱커피 매장. | 연합뉴스

미 의회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2020년 12월 ‘외국기업문책법’을 통과시켰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법안을 시행하기 위한 세부 규칙을 마련했다. 해당 규칙에 따르면 PCAOB의 회계 감사를 3년 연속 거부하는 중국 기업은 상장 폐지할 수 있다.

미국에 상장된 270개 중국 기업이 모두 상장폐지될 경우 시장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감사 데이터 접근을 거부했지만 최근 타협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8월 26일 PCAOB와 일정 기간 내에 홍콩에 가서 감사하는 것에 합의했다.

11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주간의 감사 기간에 미국 감사관들은 그들이 요청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거부했던 정책에서 180도 선회해 미국 자본시장의 규제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이는 몇 달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은 2021년 미국에 상장했다가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상장폐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사교육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시진핑이 2021년에 추진했던 일들은 이제 모두 다시 되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회의 창은 이미 닫혀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당국, ‘경제발전에 집중’ 메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자 기사에서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제 국정의 중심을 경기부양으로 전환하고, 정부 고위 관료들은 내년의 경제성장 목표를 5% 이상으로 정하고, 방역 통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더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또 20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에 진입한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통제를 완화하고, 부동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며, 기업가의 자신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허리펑이 보고서에서 언급한 3가지 키워드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 통제 완화, 부동산 규제 완화, 민간기업 지원이 그것이다. 이 3개 분야는 모두 과거 시진핑이 사수하던 분야인데 전면적으로 허무는 셈이다.

WSJ은 “정부 통제가 강화됐던 교육이나 빅테크 부문에서 변화가 감지된다”면서 “중국 당국은 몇 주 전 이들 분야에 대한 정책 재검토에 들어갔고, 장기간 진행했던 각종 조사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빅테크 기업은 주로 알리바바, 징둥, 메이퇀 등을 가리킨다. 교육 부문과 빅테크 부문은 시진핑이 규제를 집중적으로 강화했던 산업이다.

사진은 알리바바의 베이징 사무실 외벽 모습. | GREG BAKER/AFP via Getty Images

WSJ는 중국 당국이 추진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정책이 경제에 불확실성을 더했기 때문에 5% 성장 목표는 매우 야심 찬 목표라고 전했다. WSJ는 중국 당국이 이처럼 높은 목표를 내세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급격한 경제 둔화로 공산당의 집권 합법성이 훼손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이란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집권의 정당성을 주장해 왔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렇게 높은 성장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사실상 각급 관리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바로 ‘부동산 개발업자의 부채를 통제하는 것도,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도, 코로나를 통제하는 것도 더는 중요하지 않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책 전환해도 고속성장 재진입 요원

문제는 중국 당국의 이런 정책 조정으로 경제가 고속 성장의 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필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 통제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국영 반도체업체 YMTC(양쯔메모리)를 비롯한 36개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미국의 이 조치는 이들 기업을 고사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필요한 기술, 원자재, 소프트웨어 등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YMTC는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업체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것은 토지도 금도 석유도 암호화폐도 아닌 데이터다. 데이터는 메모리와 계산력에 의존한다. 미국이 14나노 이상급 반도체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계산력에서 중국 공산당의 목줄을 잡는 것이다. 중국 최대 메모리 생산 업체인 YMTC가 최근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된 것은 메모리 분야에 대한 제재이다. 미국이 메모리에서부터 계산력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에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을 통제하는 것은 중국의 첨단 산업의 목줄을 죄는 것이다.

최근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일본과 네덜란드 양국은 14나노 이상급의 첨단 반도체 제품을 제조하는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앞으로 14나노 이상급 첨단 로직반도체의 생산이 불가능해져 첨단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에 4~5세대나 뒤처지게 된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내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경제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이들 국가의 시장도 위축될 것이고, 그러면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대외 무역 수출로 경제를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 발전에 실패하면 중국 당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마오쩌둥은 정권을 탈취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반혁명 진압(鎮反)’ 운동을 벌였고, 이 운동이 끝난 후에는 한국전쟁에 참여했다. 마오쩌둥은 당시 대대적인 사회주의 개조 운동이 일단락됐다고 보고 경제 발전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 전초 단계로 시작한 것이 정치적 결박을 풀고 지식인과 민주당파의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었다. 당시 마오쩌둥은 이들에게 의견을 제시하도록 허용하면 이들이 자신에게 감지덕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지식인과 민주당파는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이것이 마오쩌둥이 ‘반우파’ 운동을 벌인 근본적 이유다. 언로 개방과 탄압의 갈림길에서 마오쩌둥은 탄압을 선택한 것이다. 마오쩌둥은 이것을 음모가 아니라 ‘양모(陽謀·공개적인 계략)’라고 강변했다. 자신의 말을 뒤집었지만 음흉한 짓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깡패 행각을 감추기 위해 1958년 경제 발전 기치를 내걸고 ‘대약진’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대약진’ 운동은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마오쩌둥은 이 경제성장운동이 실패하자 다시 정치 투쟁으로 돌아가서 문화대혁명을 일으켰다.

시진핑도 마오쩌둥과 비슷한 행동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은 작년에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 ‘공동부유’, 사회주의와 당의 지도력을 강조했지만 실패하자 이데올로기를 강조하지 않고 경제 살리기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경제 발전에 실패하면 마오쩌둥처럼 또 다른 정치 투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기본적인 논리는 매우 명확하다. 독재자는 자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다. 그래서 위대한 업적을 세워야 하고, 국민을 “하나의 승리에서 또 하나의 승리”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마오쩌둥은 정치적 결박을 풀어주는 자세를 보였지만 역풍을 맞자 정치적인 실패를 경제적으로 만회하려 했고, 나중에 경제적으로도 성공하지 못하자 다시 정치적으로 만회하려 했다.

경제적 성공은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또한 국가 경제의 성공 여부는 국민 삶의 질로 가늠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를 저울질할 구체적 지표가 없다. 그래서 경제 발전에 실패하면 정치운동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시진핑이 이번에 국정 기조를 정치 중심에서 경제 살리기로 바꿨지만 실패하면 다시 정치적으로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의 강력한 제재가 지속되고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중국 공산당은 외교와 경제 정책, 국내 이데올로기 등에서 좌회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가 원하는 대로 될 확률이 낮다.

필자는 시진핑의 세 번째 임기 동안 4가지 정책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제로 코로나’, 공사합영(국영·민간기업 통합), 쇄국,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이 그것이다.

시진핑은 마오쩌둥을 모방하고 싶어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많은 사람이 시진핑이 워낙 완고해 한번 결정하면 바꾸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탄소중립을 추진했다가 전력난이 닥치자 석탄화력발전을 늘렸고, 이번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도 순식간에 180도 전환했다.

이는 시진핑이 정치적으로 실패하고 경제적으로도 실패하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이 대만을 공격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지만 정치·경제 양면에서 모두 실패하면 그는 반대 세력의 공격에 직면해 대만을 공격할 겨를이 없을 것이고, 설령 대만을 공격하려 한다 해도 반대 세력이 저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그는 권력을 잃을 수도 있다.

필자는 2023년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시진핑은 경제를 살리는 데 실패하면 2023년 말이나 2024년에 대대적으로 정적을 숙청하는 등 정치운동을 벌일 것이다. 이는 필자의 논리적인 추정이지만, 앞으로의 정세 변화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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