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승화한 모성…현대무용 ‘에미’ 성남아트리움 무대 오른다

이윤정
2023년 06월 21일 오후 10:10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5:25

현대무용가 박명숙 경희대 명예교수의 대표작 ‘에미(Emi: Mother)’가 오는 6월 30일 경기도 성남아트리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박명숙서울댄스씨어터가 주최·주관하고 국내 예술가 대표기관인 대한민국예술원이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2023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예술활동창작 지원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의 총감독 및 안무를 맡은 박명숙 서울댄스씨어터 예술총감독은 대한민국예술원 연극·영화·무용 부문 종신회원이다.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고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지냈다. 옥조근정훈장(2015), 제58회 대한민국예술원상(2013)을 포함해 100여 차례 수상했다. 현재까지 300여 편의 신작 및 1000여 편의 공연을 발표하는 등 일생을 현대무용 창작과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 1981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초혼’으로 세계적인 호평을 얻었으며, 1998년 게일리서치가 발행하는 세계현대무용사전에 ‘이 시대의 대표적인 현대무용가’로 게재된 바 있다.

‘에미’ 공연 모습 | 박명숙서울댄스씨어터 제공

‘에미’는 이 땅을 살아온 어머니들의 초상이다.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나의 어머니’를 모티브로, 고난과 희생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9개의 장면을 통해 영원한 생명의 근원인 모성을 춤의 언어로 형상화했다.

‘에미’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살아온 한 노파를 통해 모성애와 한(恨)의 정서를 관·혼·상·제의 전통 의례와 다양한 놀이형식으로 표현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억압받으며 희생당한 숱한 여성들의 영혼을 달래면서 모성의 신비와 생명의 연속성을 춤으로 표현해낸 진혼무(鎭魂舞)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96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초연 당시 “통속적 페미니즘의 수준을 뛰어넘어 종합적으로 여성사를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50여 회 앙코르 공연을 통해 수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사랑받고 있는 박명숙 감독의 ‘정성의 결실’이자 시그니처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장대한 스케일의 군무와 솔로, 듀엣 등 섬세한 춤을 장면의 특성에 따라 적절히 조화시키고, 어머니의 대사를 통해 춤의 이해를 돕는 스토리라인을 구축했다. 미디어 기술과 대나무를 이용한 다채로운 무대 연출을 통해 촘촘한 구성과 창의적 정교함이 기교 속에 두드러진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공연은 박명숙 총예술감독의 안무와 기획으로 연출 주용철, 공연예술감독 김영미가 작품을 이끌고 이수윤, 백주미, 김현주, 서해린, 이소영 등의 무용수가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6월 30일 7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에서 전석 초대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