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인내의 미덕

안젤리카 레이스(Angelica Reis)
2024년 04월 30일 오후 8:17 업데이트: 2024년 04월 30일 오후 8:24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격언은 동서양을 아울러 조금씩 다른 형태로 전해져왔다. 이 말은 보통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자 상기시켜 주는 말이지만, 우리 자신은 이 말을 진심으로 믿고 모든 일에 적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 격언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인내는 미덕이다

‘언덕에 앉아있는 욥’(1563), 필립 갈레 | 퍼블릭 도메인

인내심을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이야기 중 하나로 구약성서 속 욥기(Book of Job)를 들 수 있다. 총 42장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욥이라는 인물과 그의 일생에 대해 말한다.

그는 신앙심이 두터운 고결한 인물이지만, 끔찍한 고난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하루아침에 자녀와 재산을 모두 잃고, 온몸에 종기가 나는 고통을 겪게 된다. 그의 아내는 신을 원망하고 저주하라며 그를 종용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깊은 신앙을 바탕으로 이 모든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견뎌낸다.

‘나사로와 욥의 이야기’(1520)의 일부, 에르하르트 알트도르퍼 | 퍼블릭 도메인

인내는 과거에는 최고의 덕목 중 하나로 여겨졌다. 특히 현대의 기준에 비해 과거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이 더 높았기에 당시 ‘인내’의 수준은 길고도 깊은 고통을 견디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인내는 유대교와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힌두교 등 대부분의 범세계적 종교의 가르침에서 핵심 요소로 여겨졌다.

불교에는 크샨티(Kshanti·산스크리트어)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인내와 관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영적 완성과 깨달음을 얻는 데 필수 자질 중 하나로 여겨진다. 힌두교에서도 인내와 관용은 핵심 개념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들은 단순히 고통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상황을 침착하고 즐겁게 견디는 것을 강조한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은 ‘모든 것은 기다리는 자에게 온다’는 다른 명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명언은 영국의 시인 마리 몽고메리 큐리(1843~1905)의 시에 나오는 구절로, 인내하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욥에게 응답하는 하느님’(1563), 필립 갈레 | 퍼블릭 도메인

욥은 큰 고통과 고난의 시간에도 굴하지 않고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길고 긴 인내 끝에, 하느님은 그의 앞에 나타나 그에게 큰 축복을 내렸다. 그는 고통을 겪기 전 가졌던 모든 재산을 곱절로 얻게 됐고, 세상을 떠났던 자식들도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긴 생명을 얻어 140년을 더 살고 숨을 거뒀다고 전해진다.

시대를 초월한 가치

하인즈 케첩의 광고 | Heinztohome

인내와 끈기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격언은 현대에는 여러 형태로 변화해 전해진다. 세계적인 케첩 제조 회사 하인즈는 1980년대에 ‘기다리는 자에게 가장 좋은 것이 온다’는 문구를 내건 광고를 진행했다. 이 문구를 통해 병에서 케첩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기다림 끝에 양질의 케첩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인내와 노력이 보상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성서 속 욥은 주변의 유혹과 계속 이어지는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바른 생각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대부분의 좋은 일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선행된다. 공부, 운동, 기술을 배우는 것 등에서 새로운 결실을 얻으려면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성공과 결실에 대한 의심 없이 인내한다면 그 끝에는 행복의 열매가 열릴 것이다.

안젤리카 레이스는 자연, 자원봉사 활동, 가족, 신앙을 사랑한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영어 교사이며, 숨겨진 보석을 발견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류시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기사화에 기여했습니다.